하늘나라에 갈 수가 없는데?

네 살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법

설명절. 차가 막히지는 않을까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엄마를 보러 추모공원에 갔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미미(할머니)가 없어서 잉잉 우는 놀이를 했다던 딸아이에게 외할머니를 만나러 가자고 설명했다.

딸 : 미미는 어디에 있어?
나 : 음.. 미미는 하늘나라에 있어!
딸 : 하늘나라? 서아는 날 수 없는데 하늘에 어떻게 가? 그러면 미미를 못 만나겠네?
나 : 음.... 엄마도 날 수가 없어서 미미를 하늘에서 만날 수 없어서 미미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곳으로 가. 미미를 만나게 정해준 곳이 있어.
딸 : 거기 가서 “똑똑똑, 서아 왔어요” 하는 거야?
나 : 응, 거기 가서 그렇게 하자..!

하늘나라가 어딘지, 죽는다는 게 뭔지 알 리 없는 아이에게 할머니의 부재를 설명해야 하는 날이 오긴 왔다. 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외할머니의 존재에 대해 물었었을까? 엄마의 사진을 보여주며, 딸아이에게 이 사람이 외할머니라고 여러 번 설명해 줬지만 아이는 기억이나 할까.

고맙게도 엄마, 아빠,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이름을 외우며 한 번 본 적도 없는 외할머니의 이름까지 외워준 딸아이가 마냥 고맙다. 내가 몇 번을 일러줘서 외운 건데도 마냥 기특하다.

“아기 때, 미미랑 헤어지며 잉잉잉했었는데 기억나??”라며 없던 일도 태연하게 꾸며내며 엄마와 놀이하려 드는 딸이 오늘따라 고맙다.

나의 조카는, 자기 할머니(나의 이모)에게 “할머니의 동생이 여기(추모공원)에 있어. 하늘나라에 갔거든. “이라는 설명을 듣고선 동생인데 왜 먼저 하늘나라에 갔냐 돼물었다한다. 이것저것 아는 것이 늘어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어떤 감정으로 죽음을 설명해줘야 할까.

나는 그때 얼마나 담대하고 의젓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에게 엄마를 설명할 문장들을 잘 다듬고 다듬어봐야지. 가장 좋은 방법으로 외할머니의 부재를 설명하고 싶다. 너무나도 어렵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