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길
올해는 눈길을 걷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모르지만 강원도 외에는 눈이 내린 곳이 많지가 않다. 강원도와 가까운 곳에 자리한 문경의 옛 통행로인 이 철로를 따라 문경을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참 오래간만에 설경을 보는 것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근에 시국이 시국인지라 필자도 연결고리가 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곳은 최대한 안 가고 자제를 하는 편이다. 특히 실내시설은 웬만하면 잘 안 가려고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도 안 하고 집안에만 있으면 건강이 염려가 되어 나와서 걸어보곤 한다.
예전에도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양상이 달리 전개되고 있다. 오랜 시간 파동이 있듯이 퍼져나가고 있다. 2~3일에 한 번씩은 나와서 걸으면서 건강을 챙겨본다. 요즘에는 사람이 없는 곳을 걸어 다니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한 것을 보면 확실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문경의 대표 여행지 고모산성의 한편에 자리한 토끼비리의 매력은 여전했다.
사람의 몸을 과하게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적어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챙길 때 면역력은 유지가 된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건강한 생각,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움직임이 그 가치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조용한 가운데 고요하게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요즘에 주변에서 보면 축제나 관광, 강연 등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개점휴업상태라고 하는데 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기를 바라본다.
이곳저곳을 흘러 다니듯이 조심스럽게 걸어본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길이 없어서 이 좁은 길을 계속 오가곤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옛사람들이 걸었다는 그 이야기만 남겨져 있다. 걸어서 돌아다니다가 보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 날따라 철길이 무언가 쓸쓸해 보인다.
쓸쓸해 보이는 철길을 걸어가면 터널의 끝으로 나오듯이 터널의 끝에는 빛이 비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 형태가 태양의 바깥쪽 층인 코로나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방어력이 떨어진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걱정은 접촉(Touch)이 아닌 접속(Connect)이 잠시 중단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성벽을 따라 눈이 살포시 내린 곳을 혼자 걸어보는 것도 좋다.
문경지역을 지켜주었던 고모산성처럼 우리의 삶도 누군가가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고모산성은 본성 1천256m, 익성 390m를 합해 총 1천646m에 이르는 산성으로서 과거 고구려가 충주까지 남하했을 당시 신라의 최전방으로서 삼국시대 군사·교통상 요지였으며 훗날 신라군이 삼국통일을 위해 한강 일대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