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을 품은 어사리 노을공원
만남이 우리 인생에 스며든 순간마다 때론 강렬하면서도 모순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한편으로 만남은 희망의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사람에 대해 말하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드라마의 제목으로 사용되었던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최대의 장애물은 타인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해결책도 타인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다.
이곳은 고기와 모래가 많다는 어사리라는 지역이다. 천수만 지역에 자리한 전형적인 어촌으로 바닷가에 고기와 모래가 많다는 의미에서 고기 어(魚)자, 모래사(沙)자를 써서 어사리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새조개와 대하, 주꾸미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언제 해외에 나가서 여유 있게 파라솔 아래에서 모히또 한 잔을 마셔볼까. 사진으로나마 그런 느낌을 받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일상과 다른 풍경을 보기를 원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매번 똑같은 일상 속을 살아가기도 한다. 의문을 가지는 마음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고 한다. 시도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법이며 궁금해하기 전에는 절대 시도해볼 수가 없다.
여사리 노을공원 앞에 자리한 분위기 좋은 커피숍으로 들어가서 음료를 하나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고 2층에 올라와보았다. 2층에 올라와 지인에게 이 사진을 보내주며 '당신의 미모가 별보다 빛나길'이라는 문구도 덧붙여주었는데 돌아오는 답이 시원치가 않았다.
커피숍에 걸려 있는 인물사진중에 오드리 헵번이 가장 많지 않을까. 오드리 헵번은 왜 가장 많은 곳에서 사진이 사용이 될까. 아름다운 모습이나 그 걸음이 어울렸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 작품은 남녀가 행복한 모습으로 소중한 약속을 나누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은 뒤편이 보이는 투조 형태로 제작하여 계절의 변화에 따라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낮에는 푸른 하늘빛을 담고 저녁에는 노을로 붉게 물드는 남녀의 얼굴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마주 봄이라는 것은 다른 모습을 가진 남녀가 만나서 같은 색으로 투영되는 것이 아닐까.
어사리 노을공원이라는 곳에는 서해랑길의 63코스는 젊음의 생동감이 넘치는 길이다. 그래서 연인이 마주 보는 작품이 잘 어울린다. 모든 공간에는 특색 있는 조형물이 공감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다 쪽으로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기에 앞으로 걸어 나가본다. 좋은 철학은 느린 철학이라는 말이 있다. 잠시 멈추는 것은 생각의 씨앗을 품게 된다. 좋은 씨앗을 가진 멈춤은 인식의 가능성, 궁금해할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앞으로 더 나아가 보인다. 매일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실제의 세계를 경험한다. 바다의 표면이 실재하고 있지만 유리처럼 매끈한 수면이 바다의 전부가 아니듯이, 인지할 수 있는 세계는 실재의 일부만을 나타내며 바다의 깊이를 설명해내지는 못한다.
바다에 가면 항상 항상 아래를 바라보는데 그 깊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깊이를 전혀 짐작하지 못할 곳도 있다. 사람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그 깊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풍경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