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복국을 맛보고 어시장을 돌아보다.
잘 알려진 삼계탕집의 삼계탕 한 그릇의 가격이 이제 20,000원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만원이라는 지폐 한 장의 무게가 더 가벼워지고 있는 요즘 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식재료가 조금이라도 저렴하면 그나마 만원의 가격 이하로 내놓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비싸지는 이때에 만원에 맞춰진 보양식 느낌의 음식은 쉽게 접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괜찮은 수박 하나도 이만 원을 넘게 주어야 살 수 있고 뭘 사려고 해도 모든 것이 묵직해진다. 카드를 주로 사용해서 조금은 무감각한 것도 있지만 만약 현찰만을 들고 다닌다면 물가가 올라간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듯하다. 마산 원도심과 함께 걸길은 바다의 맛과 함께 걷길, 골목 문화와 함께 걷길, 자연 속 예술과 함께 걷길 등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바다의 맛을 찾았다.
음식점을 들어가면서 복국이 만원을 넘으면 어쩌나 하는 떨리는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었다. 이 음식점의 복국의 가격은 딱 만원이었다. 복어를 먹어야 할 것 같은 초복인데 까치 복국이나 참복국을 먹을까도 했지만 그냥 복국을 선택했다.
요즘에는 밑반찬이 떨어져도 리필을 요청하기가 조금은 부담스러워진다. 그래서 반찬을 오히려 골고루 잘 먹게 된다.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딱 먹을 만큼보다 작은 정도의 반찬만 담겨서 나온다. 버려지는 음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좋은 변화지만 앞으로 반찬 가짓수도 줄어들듯 하다.
들어간 복어의 고기가 적지 않은 편이다. 충분히 만족할 만큼 복어가 담겨서 나온 덕분에 배를 잘 채워본다. 무언가를 채웠으니 그만큼 여정을 소화해야겠다는 마음속의 다짐을 해본다.
마산 어시장은 여러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은 바로 횟집거리다. 다양한 해산물과 횟감을 주문해서 갈 수도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먹을 수도 있다.
마산어시장은 1990년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인구 감소, 마산 자유무역지역 축소 등으로 쇠락했는데 마산어시장 현대화는 그동안 시행한 시설 현대화 사업에 지역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하면서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바다에 면해 있는 어시장은 확실히 물고기들이 활력이 넘친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물고기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맛이 좋아지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일 듯하다.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가 담겨 있는 수조를 보고 있으면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도 어떤 패턴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다와 달리 몸 숨길 곳이 하나도 없는 이곳에서도 나름의 규칙이 있어 보인다.
이제 코로나19의 거리두기는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환경이 그렇게 제한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치명적이지 않다면 거리두기를 하면 난리가 날 듯하다. 각자 건강을 잘 지키기 위한 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로 어려워지는 환경이 얼마나 오래 갈지에 대한 고민이 되는 뉴 노멀 시대 이기도 하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멍게가 담겨 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먹다 보면 일본 제일의 풍미라고 할 만큼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멍게다. 육질이 상큼하고 먹은 후에도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향긋한 맛을 가진 미색류의 수산물이다. 특히 수산물 가운데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에 속한다. 여름에 붉은 복숭아가 제철이듯이 바다의 복숭아라는 멍게는 붉은 오렌지색을 띠어 모양이 아름답게 보인다.
마산 어시장에서 만난 한 수산물 경매장은 주로 멍게, 낙지 등을 취급하는지 수조마다 멍게와 낙지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날 만원의 식사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생각과 의지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