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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묵은지와 곰탕

왜 나주곰탕은 강진의 익은 김치를 만났을까. 

by 나는 누군가 Jul 23. 2022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고 익어갈 때 그 진가가 드러나게 된다. 나이가 잘 먹어간 사람과 시간이 잘 익어간 음식과는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질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한 가지의 색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채롭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간의 그냥 보내지 않고 다양한 식재료가 하모니를 이루면서 만들어진 익은 김치와 어울리는 것은 나주곰탕이 아닐까. 

브런치 글 이미지 1

정말 맛있는 것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와 나누어 먹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 맛을 모르는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음식점에서는 시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익히는 곳도 있다. 그런 김치에서는 군내가 난다. 잘 익은 묵은지는 곰탕이나 진득한 맛과 잘 어울리는 감칠맛이 있다. 잘 익은 묵인지는 배추의 식감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특유의 신맛은 독특하면서도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묵은지는 그냥 먹기보다 식재료로 사용하거나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때, 그 존재감이 있다. 무언가를 해 먹어도 묵은지는 궁합이 좋다. 식감이 좋은 생선이나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100%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전라도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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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서 유명한 곰탕을 먹기 위해서는 이런 그릇이 딱 좋기는 한데 뜨거운 곰탕을 넣으니 제대로 들 수가 없다. 비싼 그릇인데 무언가 실용성이 떨어지는 것은 왜일까. 그릇을 딱 먹기 좋은 곳에 놓고 곰탕을 부어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 그릇은 열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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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만나서 환상의 호흡을 이루듯이 나주곰탕과 강진의 묵은지는 이렇게 호흡을 맞추었다. 사람들은 시간의 힘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오래된 집을 찾아가고 오래된 것들에 적지 않은 돈을 주고도 먹는 것이다. 제대로 시간의 힘을 가진 모든 것들은 가치가 점점 커진다. 시간은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잘~ 익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생각해볼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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