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촉촉하고 감칠맛도는 그런 맛
세상에는 수많은 가치들이 있다. 그 가치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것은 응원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도 하지 않으면서 쉽게 말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조차 별 것이 아니라고 폄하하기까지 한다. 세상에 어떤 것은 해봐야 말할 수 있고 어떤 것은 해보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 모든 것은 적극적인 시도와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필자는 가끔 음식을 하는데에서 새로움을 경험한다. 물론 음식을 업으로 살고 있지도 않고 매 끼니를 요리하지 않기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이번에는 집에 있는 신김치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강진에서 보내준 파프리카도 활용할 생각이다. 강진이라는 지역은 독특한 지역이다. 해산물뿐만이 아니라 농산물의 품질이 참 좋다. 땅의 힘이 맛있는 농산물을 만드는데 고구마나 열무가 대표적인 땅의 힘이 맛있게 하는 작물이다.
파프리카는 품종에 따라 약간의 당을 함유하며, 감귤류보다 비타민 C가 더 많다. 보통 파프리카는 선명한 색깔을 지녀 달지 않은 밝은 색깔의 요리에 훌륭한 고명으로 사용된다. 파프리카는 그 자체로도 좋은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빛깔 때문에 엉뚱한 곳에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산의 유명한 어리굴젓을 만들기 위해 좋지 않은 굴에 양념을 할 때 색깔을 좋게 만들기 위해 빨간색 파프리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식재료는 간단하다. 신김치를 비롯하여 청양고추와 파프리카, 참치 등이 기본이다. 나머지는 향신료들이다. 김치는 양념을 잘 씻어내서 배춧잎만 남겨둔다. 양념이 들어간 김치김밥도 있지만 이번에는 겉을 싸는 식재료로 사용되니 말이다.
오래간만에 김말이 아니 김치말이를 하기 위해 발을 꺼냈다.
통깨가 없어서 양념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없었지만 빠르게 밥을 하기 위해 햇반을 사용한 뒤에 참기름과 죽염, 표고버섯 가루를 넣고 버무려주었다. 맨밥으로도 먹을만해야 신김치 누드김밥을 해도 맛이 좋다.
사온 참치는 채에 걸러 기름을 빼고 마요네즈와 페퍼 솔트를 넣고 간단한 버무림을 해준다.
얼마나 요리를 안 했던지 지난번에 샀던 마요네즈가 2020년을 기점으로 유통기간이 지나가버려 새로 마요네즈를 사 왔다. 올해 초까지만 했더라도 양심(?)을 저버리고 사용했을 텐데 말이다.
파프리카랑 청양고추를 넣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서 준비를 해둔다.
발에다가 밥을 잘 펴주고 위에다가 참치와 청양고추, 파프리카를 넣고 말아주기만 하면 된다.
잘 말아주면 이런 모습이 된다. 제법 그럴듯해 보이지만 김으로 말은 것이랑 조밀함이 다르기 때문에 잘 썰어주어야 한다.
만드는 음식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가치를 쉽게 남에게 맡겨 버린다. 음식을 못한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