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과 불행으로 구분한다.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기에 영화평론을 즐겨하는 편이다.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습관도 있지만 뇌에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심지어 망가트리는 습관도 있다. 필자는 호흡이 점점 짧아지는 콘텐츠 소비습관은 미래에 적지 않은 사회문제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스위치라고 하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로 전기 회로를 이었다가 끊었다가 해주는 장치다.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스위치를 하는데 그 속도에 따라 많은 영향이 뇌에 미치게 된다. 전전두엽은 사람에게 인내와 판단, 충동조절, 사회적 행동, 감정조절을 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것이 망가지게 되면 자신이 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해 아예 판단을 못하게 된다.
영화 스위치는 코미디 영화로 여자와 남자의 몸이 바뀌는 그런 설정이 아니라 살아왔던 삶의 형태가 바뀐 스위치다. 즉 자신의 개성과 성격은 그대로인 채 그냥 역할만 바뀐 것이다. 솔로이자 배우로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아는 사람 박강은 그의 매니저인 조윤과 크리스마스이브 연말 시상식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가다가 삶이 스위치 되면서 좌충우돌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사람은 뇌가 망가져버리다시피 한 그런 스위치가 되는 폭탄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살지만 이런 스위치는 영화 속 박강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영화는 그럴듯한 스토리에 많이 본 설정이 뒤섞여서 그려진다. 사회적 성공 vs 가정의 안정에 대한 무게감의 차이를 가지고 펼쳐가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의 삶을 부러워하지만 그들의 화려한 삶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연예인들끼리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혼한 사람들의 비중도 상당히 높다.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의 이혼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이미 일반인들보다 전전두엽에 주는 자극이 훨씬 높기 때문에 그 자극이 없어진 후에 그걸 못 이겨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인생이든 주어지는 것이 있으면 없어지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주어지는 것만 생각하다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 분노나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박강은 화려한 배우의 삶대신에 아름다운 아내와 금쪽같은 아이들과 사는 삶에도 그럭저럭 적응을 하면서 살아간다. 영화 속 설정이 참 비현실적이긴 하다. 이민정이 역을 맡은 아내 수현은 이쁘기도 하지만 배려심 있고 생활력도 있다. 돈도 제대로 못 버는 재연배우 박강에게 싫은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은 이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안정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안정적이면서 무척 재미있는 삶을 사는 것은 양립하기가 쉽지가 않다. 나이가 들수록 포기해야 하는 것과 유지해야 하는 것에 대한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그걸 잘 못하는 사람이 말년에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위치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느리지만 가치 있는 것들 그리고 소소한 가운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찾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지 자극적이고 표면적인 것들이 먼저 드러난다. 그렇지만 그 주변에도 볼 것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은 그걸 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그냥 건너뛰어버린다. 사람의 뇌는 그런 사람의 성향에 따라 전전두엽이 길들여져 가고 점차로 그 능력을 퇴화시키거나 없애버린다. 그런 후에는 더 자극적인 것들이 아니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심지어 행복이라는 것 자체를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세상은 자신이 디테일하게 본만큼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많은 것을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