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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의 용소막성당

봄꽃대신에 설경을 만나볼 수 있는 강원도 원주의 아름다운 풍경

대한민국이 큰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겨울과 봄 사이에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아래쪽에 가면 포근한 느낌이 들지만 원주나 강원도의 내륙은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보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매화꽃이 언제 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성당인 용소막성당으로 발길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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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나 아랫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도 이런 설경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직접 원주의 용소막성당에 가보면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있다. 명동 성당의 축소판 같이 고딕양식의 별독 건물로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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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들이 주변에 자리한 가운데 왼쪽으로 언덕 아래엔 성모 마리아상이 서 있으면 성모상 위쪽으로 울창한 송림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보낸 선종완 신부가 공동번역을 할 때 쓰던 책상 일조와 수십 권으로 묶은 성경 번역의 초고등 생전에 쓰던 유물과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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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는 매월 월간지를 발생하고 있는데 원주 3월호는 '용소막 성당'과 '부론면 법천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행복 원주 카카오톡 채널 추가를 통해 모바일로도 구독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책 형태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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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연녹색 가지에서 새싹 움트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가지에 소복이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최도철 씨가 1898년에 원주 본당 소속 공소로 모임을 시작했다가 1904년 '포와 요' 신부가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하면서 독립 성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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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초가 건물이었으나 1915년 '시젤레' 신부가 중국 기술자들을 고용하여 벽돌을 쌓아 올리고 정면 중앙부에 높은 첨탑을 갖춘 성당이 지금의 자리에 건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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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남겨진 이야기를 보면서 걷다 보면 설경으로 뒤덮여 있어서 그런지 현지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성당은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에 의해 종이 공출되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의 창고로 사용하는 등의 수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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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소리로 혹은 말이나 글로 전달을 받는 것에는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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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막성당을 돌아보고 아래쪽으로 걸어서 내려온다. 눈이 참 많이 내렸다. 많이 내린 눈길 사이로 발자국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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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성당으로 알려진 용소막 성당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붉은 벽돌의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진 용소막 성당은 병인박해 당시 탄압을 피하기 위해 신자들이 모여있던 교우촌에서 발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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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는 강원도를 견인하며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성장도시라고 한다. 계절이 아직 머물러 있는 풍경을 보기 위해 떠난 겨울여행이었다. 용소막 성당은 산사 못지않은 고즈넉함이 있으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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