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정의
<거창하게 발췌 사진 여러장 붙이고 글을 시작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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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다보면 남다르게 머리가 좋은 아이들이 있다. 딴 짓을 하면서 집중하지 않고 1시간을 세월아 내월아 하다가도 마지막에 정신을 차리면 아주 빠른 속도로 몰입한다. 다른 아이들이 수행하는 내용보다 더 탁월한 결과물을 도출한다. 오래 걸리지 않는 시간에 끝내고 다른 아이들 보다 빨리 교실을 빠져 나간다. 다른짓을 하다가도 퀴즈를 맞춰버려 나머지 아이들은 한숨을 쉰다. 상대적 박탈감을 깨닫는 순간이리라.
2>
속도가 빠르지 않고 뛰어난 답안을 내지 않지만 글의 내용에 공감하고 떠오르는 상황을 천천히 잘 묘사하는 아이들이 있다.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을 싸지는 않지만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공감되는 내용에 동의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막힘이 없다. 건강한 정서를 가지고 있어 왜곡이 없으며 친구들과 원만하다.
3>
사회적 관계에 민감한 아이들도 있다. 친구와 팀을 만들어 수행하기를 즐기고 모둠발표에 미친듯이 몰입한다. 혼자하라면 지루해하고 모르겠다고 연발하지만 함께 할때 주도성을 발휘하거나 주도적인 아이의 의견에 따라 자기 역할을 설정한다. 다른아이와 의견을 교환하기를 즐기고 함께 결론에 도착하는 것을 유쾌하게 즐긴다.
(위에 언급한 교실내 아이들의 특징과 심리학의 IQ, EQ, SQ 라는 용어가 딱 맞아 떨어지지 않지만 일부 공감하는 내용정도 바탕으로 작성했음을 밝힌다)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이 세가지를 다 가졌으면 한다. 누가 안그렇겠는가. 유능하고 공감능력이 있고 어울림에 능숙하다면 부족할 것이 없다. 그런데 아이가 유능하지 않지만 건강한 감성지수를 갖고 사회적 연대에 뛰어나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난색을 표한다. 공부머리가 없다는 사실을 청천벽력처럼 듣는다.
학력사회, 문•무 중 문을 무보다 더 귀하다 평가하던 유교적 배경때문인지 공부를 잘하면 다른 면에 헛점이 있어도 용인해주는 분위기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 나쁜 짓할 때와 성적이 낮은 학생이 나쁜 짓할때 다르게 바라보는 이유도 그런 바탕에서 나온 것 아닐까.
자녀가 공부머리가 별로 없고 사회적 관계를 잘 해낸다는 것이 입시에 취약 불리할 것이라 염려한다. 높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보장되는 길은 성적에 있다는 믿음이 모두에게 잠재된 것같다.
세상이 바뀌었고 명석한 두뇌만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도 내 아이는 머리와 감성과 사회성을 고루 겸비하길 소원한다.
교사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면서 똑똑한 아이보다 건강한 감성으로 친구들과 함께 내용에 몰입하는 아이들이 눈에 더 띈다. 머리가 좋은 아이는 과업을 빠르게 성취한다. 같은 시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한다. 그러나 혼자 빨리 진행한다. 다른 아이들의 늦은 발걸음에 보폭을 맞추기가 힘들어 보인다. 기다리는데 질색한다. 그래서 뒤로 물러 관망하다가 터닝포인트에 박차를 가해 튀어오른다. 그리고 저 혼자 빨리 해내고 교실을 떠난다. 머리가 비상한 아이들에게 쉽게 보이는 내용이라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
친구들과 함께 동시를 지으라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난처해 하는 아이도 있다. 왜요왜요 빨리 하고 갈꺼예요. 같이하는 거 싫다고 말하는 아이는 학습에 부진하거나 아니면 아주 명석한 아이다.
뛰어난 머리도 아니고 속도도 빠르지 않는 아이 여럿이 머리를 맛대고 동시를 쓴다. 동시를 다 쓰고 함께 노래로 지어부른다. 쉬는시간에도 계속 노래를 부르며 연습한다. 한번에 외워질 머리가 아닌것을 아는가보다. 그래서 여러번 맞추고 노력한다. 발표를 앞두고 틀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반짝반짝 빛난다.
평범한 아이들이 얼마나 멋진 동시를 지었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동시에 음과 가락을 붙여 어떤 노래를 지어 부르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시를 짓고 노래를 만들면서 깔깔거리며 웃는 과정을 통해 기쁨을 이미 맛보았다. 연대를 경험했다. 자기를 숙여도 보고 의견을 내서 주도도 해본다. 이미 맛을 다 본 것이다.
그 동안 명석한 아이는 다른 짓을 하거나 혼자서 빨리 시를 쓴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하지 않는다. 미루었다 최종적인 순간에 쓴다. 혼자 쓴다. 그리고 멀뚱멀뚱하게 친구들을 바라본다. 너무 쉬운것을 오래토록 하는 친구들에게 괜한 방해를 하기도 한다. 그 아이는 누가 동시를 가장 멋지게 쓴지 결과가 궁금하다. 자신의 시가 가장 멋질것을 예상하고 그 결과가 맞으면 매우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봤지?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표정으로
*모든 똑똑한 아이들이 모둠학습을 꺼린다는 극단의 해석을 사양합니다. 일부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태도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반화를 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간혹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쓴 글입니다. 머리가 좋고 협력을 힘들어하는 아이를 함게 가도록 손잡아주는 것이 저의 일이니까요*
무엇이 더 좋고 더 나쁜지, 누가 더 예쁘고 별로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나의 기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다양한 아이들의 미래가 사뭇 기대될 뿐입니다.
아이들을 만나 사람을 이해해가는
나는, 방과후 샘입니다.
여러분의 공감이나 댓글, 마구잡이 공유는 신애 작가가 자라는 토양이 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