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by 덩구

가끔 책 등을 들여다보면 내가 읽은 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니 그런 책이 더 많다. 이럴 거면 왜 읽나 생각도 든다. 이제는 그러지 말자는 마음으로 읽은 책은 짧게나마 여기에 메모하기로 했다. 서평이나 독후감이라고 부르기엔 부끄러우니 메모라고만 해둔다.



<최재천의 공부>를 읽었다. 안희경 작가가 최교수와 대담한 내용이다. 도서관 서가를 서성거리다가 제목 때문에 집어 들었다. 공부를 좀 하고 싶다, 고 최근에 말을 자주 했는데 뭘 공부하고 싶은진 모르겠어서 근질거리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최재천 아저씨는 무슨 얘기를 하나 싶어 펼쳤다.


대화를 담았기 때문에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특별한 짜임이나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최재천 교수를 좋아하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만한 에피소드나 그의 생각들이 그의 입을 통해 쭉쭉 쏟아져 나온다. 라디오 듣듯이 물 흐르듯 읽었다. 대부분은 ‘교육’에 관한 말이다. 원론적인 얘기로 그치지 않아 집중이 잘된다. 하버드부터 미시간, 서울대를 거쳐 이대에 오기까지 학생으로 배웠거나 학생을 가르쳤던 경험을 떠들다 보면 이렇게 책 한 권이 되나 보다.


특히 한국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안 하는지, 얼마나 그럴 수밖에 없도록 교육이 무너졌는지, 당신이 한국에서만 공부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얘기할 때면 난 더 쫑긋해졌다. ‘도대체 이거 뭐 어떡해야 해? 나라를 떠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해서.


연구비 문제덕에 학생들 뒷바라지를 하는 이상 자기 만의 공부를 못해 억울한 면도 있었다고 고백한 최교수님. 그는 결과적으로 <동물행동학 백과사전> 편집장을 맡을 만큼 학계가 필요로 하는 만물박사가 되어 있었단다. 뒷바라지하는 연구주제를 너르게 공부하다 보니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알고 무엇이든 아는 연구자가 되어있었다는 것. 학계에 큰 쓸모가 됐단다.


날카로운 해결책보단 소소한 삶의 지혜를 소개해주는 책이라 하겠다. 어떤 면에선 자기 계발서 같기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그래서 나는 무슨 공부를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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