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 원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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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생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살면서 가장 공부를 많이 했던 적이 언제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단연 고3 때라고 말할 수 있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공부했고, 버스 안이나 전철 안에서도 계속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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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건 내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또 떨어지면 그건 정말 내 노력이 부족했다고밖에는 설명 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쉬는 시간 10분동안 화장실도 안 가고, 그렇게 좋아하던 매점도 안 가고 책상 앞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공부하는 것이 당시엔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붙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또 떨어졌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는데도 안 됐다.
노력하면 성공한다고 배웠는데, 누구나 열심히 노력만 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배웠는데 이상했다. ‘잠까지 줄이고 쉬는 시간도 반납하면서까지 내가 이토록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안 되는 거지?’
나와 같은 날 A대 적성검사 시험을 본 같은 반 친구는 시험 당일에 아팠다고 했다. 밤새 고열에 시달리다가 시험 시작 직전에서야 택시를 타고 겨우 시험장에 들어가 문제를 풀었다는 그 친구는 A대에 합격했다. 원래 A대 수시를 볼 생각도 없던 아이였다.
담임선생님이 한번 넣어보라고 부추겨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을 했고, 당일엔 컨디션도 최악이었던 그 아이는 붙었다. 그런데 그날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총동원하며 달려온 나는 떨어졌다.
노력만 하면 다 할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있었다. 성인이 되기도 전에 나는 그걸 깨달았다.
그 이후에도 나는 여러 번, 노력이란 놈에게 배신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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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의 전문은 8월 5일 출간 예정인 (실제 출고는 물류사와 인쇄소의 휴가로 인해 8월 11일부터 시작됩니다 :D) 책,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