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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Aug 31. 2020

77번의 도전이 내게 알려준 것

'글 읽는 밤'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어젯밤 공개된 '글 읽는 밤'의 신규 영상을 재생하며 남편이 말했다. “이제 제법 영상이 많네?”



그 말을 듣고 내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의 개수를 한 번 살펴봤다. 77개. 언제 이렇게 많아졌지? 내가 기억하는 영상의 개수는 30개 남짓이었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채널엔 어제 자 기준으로 77개의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었다.


물론 글 읽는 밤의 20번째 영상부터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 많아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는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나는 내 꾸준함에 놀랐다. 


77개라는 영상의 개수는 나의 도전 횟수였다. 

나는 4월 말부터 지금까지 약 4개월 동안 77번의 도전을 해오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제 어느 정도 영상의 형식이 정해졌으니 좀 더 편하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영상을 제작하는 일 자체는 하다 보면 손에 익으니 점차 수월해진건 맞지만 ‘글 읽는 밤’이라는 영상을 만들 때 진짜 어렵고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내용’이다.


내가 만드는 모든 영상은 대본이 없이는 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글 읽는 밤’의 영상 1개를 제작하는 데에는 보통 A4용지 기준 2-3페이지 정도 (많게는 4페이지까지) 분량의 대본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나는 매주 A4용지 기준 2-3페이지 분량의 새로운 글(대본)을 약 4개월간 꾸준히 써왔다. 


매주 새하얀 한글 창을 보며 어떤 걸로 내용을 채워야 할지 엄청나게 고민했다. 글감을 찾고 뭐라도 적어보고 그 내용을 이리저리 배치하며 더 좋은 대본의 흐름과 구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렇다 보니 ‘글 읽는 밤’이라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내게 좋은 ‘글쓰기 훈련’이 되어주었다. 실제로 ‘글 읽는 밤’을 시작하고 나서 나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무엇하나 적혀있지 않은 A4용지에 무엇이든 쓰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글 한 편이 완성된다는 것을 영상의 대본을 작성하며 수십 번 경험했기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글 읽는 밤’에 소개된 작가님들은 대부분 내게 고마움을 표해주셨다. 자신의 글을 발굴하고 낭독하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이 자릴 빌어 나는 그분들에게 제대로 말씀드리고 싶다. 나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당신의 글을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낸 덕분에 나의 글이 늘었다고. 내용적인 면이 아니라 아무리 막막하고 뭘 써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더라도 ‘일단’ 글을 시작해보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글을 단 한편이라도 써본 사람은 알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 직전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나는 글 읽는 밤이라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여러 번 그 두려움과 마주했고 매번 이겨냈다.


그 모든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 밤 9시라는 ‘마감’이 있었기에, 그때를 나보다도 더 기다려줬던 ‘당신’이 있었기에 나는 대본을 쓸 수 있었고,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글 읽는 밤 '시즌2'에
임하는 마음


이제 나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 이번에야말로 ‘글 읽는 밤’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이자 내 유튜브 채널의 궁극적인 목표인 ‘브런치에 숨어있는 좋은 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를 달성하기 위한 시도가 될 것 같다.


현재 고려중인 옵션이 2-3가지가 있는데, 휴식기간인 2주 동안 하나씩 실행해나가며 최선의 답을 찾아볼 계획이다.


아마 이 새로운 변화가 다소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구독자들이 느낄 거부감을 최소화시키면서도 유튜브 내에 있는 신규 유입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될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해볼 것이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글 읽는 밤] 의 낭독신청은 9월 13일(일)부터 재개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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