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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사장 Jul 08. 2024

경남이 집밥 - 마무리

좀 있다가... 이따가.

집밥은....

요사이 너무 화려해진 음식 사진, 식당 상차림들을 대하면

전 버겁습니다.

저렇게 많은 그릇과 고급 식재료를 굳이...라는 생각과 함께

단순하게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면 안될까란 생각이  듭니다.

식당을 한다고 하면서도 전 먹방을 싫어합니다.

일단 먹는 소리 쩝쩝 이 듣기가 싫고,

입 안 가득히 밀어 넣은 행동이 보기 힘듭니다.

"저리 먹으면 맛을 어떻게 알아" 란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래서 집밥 레시피를 쓰면서도 최대한 간단한 재료를 쉽게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쓴 레시피 중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 간장소스였습니다.

간장, 소주, 물, 설탕 전부 동량으로 펄펄 끓이면 끝이었던 레시피였습니다.

하지만 제일 활용도가 높은 메뉴? 였답니다.


다들 바쁘고 더워서 하기 싫고 해도 맛도 없고

저만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이 간장 소스에 제가 가쓰오부시를 살짝 첨가해서 쯔유를 만들었었고

육아휴직 중인 제 첫 과외학생인 소영이에게 주었죠,

가게 인스타 계정에 간장 소스 홍보와 더불어 덮밥 만드는 영상을 올렸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소영이가 집에서 해봤다고 사진을 보내 주었었습니다.

사진을 보고 제가 이게 뭐냐고 물었답니다.

물기가 하나도 없는 바짝 마른 돈가스에 제 간장은 어디로 갔을까요?

맛있었다고 망해서 사진도 못 올렸다고 다음에는 잘할 거라고.

하지만 저는 제 어떤 화려한 음식 사진보다 이 사진이 좋았답니다.

너무 귀엽잖아요 애기 어머님.


제 친구는 잘 나가는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랑 결혼을 하면서 궁중요리를 6개월 힘들게 배우고 결혼을 했는데

후에 " 입맛이 고급형인 줄 알았는데 정말 망했어"라 하면서

"평민도 보통 평민이 아니야 밤낮으로 콩나물 국이면 될 것을 헛된 노력이었다."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자신은 신선로에 구절판까지 진도 빼느라고 동동거렸었는데 여름에는 찬 콩나물국 겨울에는 데운 콩나물국이면 한방에 해결되는데 그런데 자신이 콩나물국은 못 끓인다고 그렇게 어려운 음식은 처음이라고..


집밥이 늘 맛있는 건 아니니까 혼자서 간단하게 반찬하나에 밥이면 좋은 것이 집밥이라

생각합니다.

가족은 손님이 아니니까 맛없는 것도 먹어 주고 자신과 맞지 않아도 같이 즐겨주고 맛없다고 내내

투덜거려도 또 좋은 게 집밥인 듯합니다.

한번 먹고 속 부글거리고 플라스틱 쓰레기 겹겹이 나오고 물 계속 찾는 배달음식 대신

찬 물에 밥 말아서 아무 반찬이나 같이 먹는 집밥... 훌륭하지 않을까요.


저도 더우니 꾀가 나서 집밥 연재를 조금 쉬었다 하려고 합니다.

아이디어도 고갈되었고요.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간단하게 더 나은 레시피 가지고 돌아오려 합니다.

오늘 저희 집밥은

더위에 축축 늘어진 가족들에게 신김치에 멸치 넣고 어묵 넣고 푹푹 끓인 김치찌개 먹자고 할 요량입니다.

간단하고 멋있게 여름 즐기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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