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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사장 Jul 01. 2024

원팬

그만 휘저어 그냥 놔!

술 마시자고 자신들 방으로 스튜디오로 나를 오라고 하면 오빠들은 내 눈치를 봤다.

    "맛있겠지? 맛있지? 어때? 야 인마 힘들었어! 대강 먹자"

난 아무 대꾸도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들끼리 프라이팬을 들고 샐러드 볼을 들고 왔다 갔다 어수선.

다들 지금도 잘 나가시고 그때도 잘 나가시던 분들이라 왜 뭣 때문에 내 눈치를 그리 봤는지 모르겠으나

난 그들의 요리가 늘 못마땅했던 것도 사실이고 숨기지 않았다.

다 저마다 잘난 것을 아는 그들에게 인상까지 써가면서 또박 또박 말하는 나를 그들에게 원하는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하는 나를 귀여워했던 것 같다.

기숙사 주말 술자리에 자주 등장했던 스크램블 요리에 늘 '개밥이야?' 했지만 맛은 있었다.

하지만 늘 같은 요리는 싫었고 어느 날 내가 버럭 했다.

"그만 휘저어 그만! 재료들 크게 썰고 그게 뭐야? 매번 생각을 해"

내 매서운 개밥 스크램블에 지친 목소리에 움찔하신 오빠들은 내게 팬과 뒤집래를 내주었고 난 계란이 동동 떠있는 안주를 만들어 냈다.

"이야....이야 이경남이야 이거지 부티 난다 어!"

이 원팬요리? 와 오이피클만 있으면 손 좀 까딱하고 즐길 수 있어요.

보실래요?.   

유학생 냉장고에 늘 있는 재료 계란, 소시지 혹은 베이컨, 감자, 양파, 버터, 치즈, 소금, 후추면 재료 끝.

찐 감자인데 생 감자로 하시려면 감자를 씻어 껍질이 있어도 되고 깎아도 됩니다. 익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전자 레인지에 4분 정도 돌리셔서 익히신 후 하세요. -감자는 잘라서요^^- 버터가 많이 들어가야 미국 냄새도 나고 집안에 냄새가 솔솔 퍼지고 맛도 있어요. 저는 40g이네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재료를 하나 고르라면 양파!입니다.

계란이랑 양파만 있어도 근사 하거든요. 양파가 느끼함을 극복하게 합니다.

제일 먼저 버터를 녹이고 부글 거리기 시작하면 양파 넣어서 갈색이 돌만큼 먼저 볶으신 후

감자   소시지  넣어서 볶다가 소금 후추 넣으시고 계란을 살짝 위에 얹으세요

불을 약불로 줄이시고 뚜껑 덮어 3분 익히세요

3분 후에 뚜껑 열고 치즈 넣고 다시 뚜껑 덮어  1분 후 완성입니다.

우리에 영원한 친구 케첩 뿌리시고

끝이랍니다.

얼마든지 응용 가능하세요

요리 같지 않지만 맛있답니다.

피클과 같이 맥주 안주로 그만이에요

설거지도 안 나온답니다.

ㅎㅎ

모임에서 가끔  언성 높이는 일 일어나는데

말 못되게 하는 나는 그냥 봐주던 오빠 언니들 그립네요.

스크램블 했다고 피곤해하는 오빠들에게  담담히 싸가지없게 "아~~계란 깼구나  팔 아프겠네 " 요정도?ㅋ


경남이 집밥 연재는 두 달 정도 쉬어가려고요

저도 음식 하기가 고되서요.

금방 다시 하고 싶어 질 거예요.

재미있는 음식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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