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영웅을 죽였다.
동시에 모든 이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영웅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에, 가치에, 이익에 갇혀있다.
영웅이 영웅일 수 있는 건
대중이 영웅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영웅이 된 대중들은 다른 영웅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웅이 된 대중들은
자본이 만든 수월성의 함정에 빠져
협력보다 경쟁을 선택했고,
관계를 소비로 대체했고,
분업화된 전문성 속에서 파편이 되었다.
파편이 된 영웅 대중들은
그렇게 자본의 노예가 되었다.
자본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 영웅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기에
자본의 지배는 영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