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차례 벽 앞에 서야 하는 것이 도시의 삶. 거기에 틈이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그 좁은 공간으로 바람이 흐르고, 빛은 쉴 새 없이 변하고 있으니, 벽의 속성이 정(靜)이라면, 틈은 분명 동(動)이다.
나는 틈 앞에서 늘 분주하다. 사이로 펼쳐진 하늘을 바라본다거나 양측에 도열한 구조물의 美醜에 대하여 생각하기도 하지만, 쉴 새 없이 흐르는 빛과 그로 인한 그림자를 통하여 시간의 흐름을 긍정해 보기도 한다.
나의 관찰이 시각에 머물지 아니하고 공간에 관여하는 시간을 매개 변수로 집어넣을 줄 알게 된 것은 얼마나 큰 진보인가? 나는 건축의 더 깊은 철학이 거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어디 건축에 국한될까? 하물며 내가 화가의 입장이라면. 하루 종일 그 앞에 앉아, 빛에 따라 변해가는 그림 수십 장을 그려볼테다. 모네와 고호를 향한 오마주라 해도 무방하다.
* 핀트레스트 자료를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