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작가님과의 미팅은 늘 즐거웠다. 이번 프로젝트는 작가님도 나도 즐거웠기 때문에 오프라인 미팅을 자주 잡았다. 오늘은 브랜드 컬러에 관한 미팅. 브랜드에 관한 얘기를 오래 나누면서 둘 다 떠오르는 컬러가 있었다. 바로 파랑과 하양. 나도 작가님에게 빈티지한 블루 컬러에 대해 첫 미팅 때 얘기했지만, 확정해서 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마 작가님도 나도 블루 컬러가 <스위머스 북클럽>의 키컬러가 되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예상했던 것 같다. 컬러 미팅 때 제안해 주신 컬러는 역시 블루였다. 블루는 수영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컬러였다. 서브 컬러로 제안해 주신 화이트는 텍스트가 담기는 종이를 연상할 수 있어서 브랜드와 잘 어울렸다. 문제는 블루컬러라는 범주 안에 수많은 블루가 있다는 것이었다.
미술과 전혀 관계없는 전공이었고,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수많은 파랑 앞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님 또한 의견을 주셨지만, 내 취향에 가장 잘 맞는 블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하셔서 작가님이 내어주신 팬톤 컬러북을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컬러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눈앞에서 수많은 블루들 중 어떤 블루가 가장 브랜드와 잘 어울릴지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결국 생각했던 블루와 가장 비슷한 블루들을 담고 있는 페이지를 정했고, 한 컬러 한 컬러를 짚어가며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마침 머리를 식히려고 작가님 책장의 책을 훑어보다가, BIRD라는 일본에서 출판된 일러스트 책을 발견했다. 책의 표지의 컬러를 보는 순간, 이 컬러가 바로 내가 찾던 컬러라는 확신이 들었다. 작가님이 mock up으로 만든 스티커에 팬톤 칩을 떼어 올려본 후, 작가님과 나는 '바로 이 파랑'이라고 외쳤다. 그렇게 팬톤 286U가 우리의 블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