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뚠뚠~ 오늘도~ 열심히 일하네~
취미로 운영하기 시작한 블로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올리는 일은 처음에 굉장히 재미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자연스럽게 더욱 블로그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블로그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1일 1포스팅을 꾸준히 하다 보면 아무리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지치가 마련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얼마나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뛰는 것을 좋아하는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는 지금도 지역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서 가끔 달린다고 한다. 하지만 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봉주 선수가 매일 마라톤을 뛰는 건 아니다. 현역 시절에는 상위권에 들기 위해서 매일 같이 훈련을 했지만, 은퇴를 한 지금은 가끔식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서 이제는 본업이 아닌 취미가 된 마라톤을 즐긴다. 그가 마라톤을 지금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 이유는 적절한 휴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가진 어떤 취미를 따져보아도 똑같다. 우리는 어떤 취미에 몰입하면 할수록 더욱 진지해지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런 항상심을 갖는 건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자신을 닦달하면서 구석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면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지치기 마련이다. 더욱이 블로그에 1일 1포스팅을 꾸준히 하면 제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소재가 어느 순간 뚝 끊어지는 때가 온다.
그럴 때는 잠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걸 쉬어도 괜찮다. 만약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걸 쉬는 게 좀 불안하다면 평소 블로그에 올리지 않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일에 도전해보자.
우리가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런데 사람은 좋아하는 일이 절대 한 가지라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자신의 스마트폰 사진첩을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 혹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여러 사진이 있을 거다. 블로그의 주제로 사용하기로 정한 사진만 아니라 블로그의 주제와 맞지 않아도 다른 사진을 활용해서 블로그에 글을 써보는 거다.
매일 같이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는 일에서 벗어나면 심리적 부담도 덜해지고, 새로운 주제로 글을 쓰는 재미가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오랫 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사람들의 블로그 카테고리를 보면 그 사람이 전문적으로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카테고리만 아니라 다른 주제의 카테고리가 함께 있다. 그 사람들도 한 가지 주제로만 글을 쓰면 지치기 때문에 다른 카테고리에 글을 쓰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문화, 시사, 일상, 여행, 정보 총 다섯 개의 큰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다섯 개의 큰 카테고리에는 각각 세분화한 카테고리가 2개씩 나누어져 있는데, 세분화한 카테고리를 다 합친다면 총 10개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10개의 카테고리에 쓰는 글들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일과 관련이 있거나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 일이 어렵지 않아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아무리 내가 책을 좋아하는 덕후라고 해도 매일 책을 읽고 새로운 책을 소개하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 동안에도 나는 여러 음식을 먹고, 여러 드라마를 보고, 여러 음악을 듣고, 여러 뉴스를 접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그 와중에 내가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순간을 만난다면, 나는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있는 서로 다른 카테고리에 글을 발행한다.
이렇게 쌓인 내 블로그 글의 개수는 총합 3,101개가 있다. 2009년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2020년 10월 28일까지 적은 글의 개수 총합이다. 11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연간 281개의 글을 적은 셈이다. 1년이 365일이라는 셈을 치면 나는 1일 1포스팅을 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통 블로그를 키우면서 블로그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1일 1포스팅을 모두가 권장하고 있는데 왜 나는 1일 1포스팅을 하지 않은 걸까?
처음에는 나도 1일 1포스팅을 고집하며 부단히 블로그에 글을 썼다. 하지만 여러 개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어도 정말 오늘은 블로그에 글을 쓸 힘이 없거나 뭘 써야 할지 모르는 그런 때가 가끔 찾아왔다. 그때는 아무리 용을 써도 좀처럼 마음에 드는 글을 쓸 수가 없었고, 스트레스만 커져서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쉬자!"라며 하루 혹은 길게는 2~3일 정도까지 다른 일을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고 보냈다.
그렇게 2~3일 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블로그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블로그에 뭐라도 적어야 되겠다 싶어서 정말 사진 한 장과 글 3~4줄 정도만 쓰고 글을 발행한 적도 있다. 그리고 1일 1포스팅을 고집하다 한계가 왔었기 때문에 나는 주말은 쉬자고 생각해서 언젠가부터 주말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고 있다. 이렇게 쉬는 날을 정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그래서 나는 1년 기준 365일 동안 365개의 글이 아니라 평균 281개의 글을 적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디까지 우리는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할 뿐이다. 취미로 하는 블로그에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지나치게 열심히 하기 위해서 죽자고 달려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취미의 범주를 넘어서게 된다. 그러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정은 지키더라도 간혹 가다 찾아오는 '아, 오늘은 도대체 왜 이래?'라는 날에는 하루 쉬도록 하자.
내가 블로그에 글 쓰는 것을 하루 쉬었다고 해서 지구가 갑자기 멸망하지는 않는다. (웃음)
정리해보자.
피자를 좋아한다고 해서 매일 피자만 먹을 수는 없다. 때로는 치킨도 먹고, 탕수육도 먹고, 짜장면도 먹어야 피자가 맛있는 법이다. 그리고 도무지 입맛이 없을 때는 그냥 한두 끼 정도 굶으면 다음에는 배가 고파서 더 맛있게 피자를 먹을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한 개로 정했어도 그 주제와 관련된 글만 꾸준히 쓸 수는 없다.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다른 주제로도 글을 써보고,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하루 쉬어보자.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지치지 않고 취미로 블로그 운영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