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통 아파봐선 이런 소리도 안 하짘ㅋㅋㅋ
나는 튼튼이는 아니지만
예전만큼 튼튼이이지 않은 나를 싫어하지는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내 건강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 수 있는 것 자체가
어떨 때는 마냥 벅차게 기쁘고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물론 백날 건강하면 좋겠지.
얼마나 편하고 얼마나 날아다닐 수 있을까.
근데 내가 안 그런 걸 어떡해.
그냥 내 한도 내에서 잘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정도면 난 꽤 만족스러워.
내 기대 이상의 일들를 해내고 있고,
내 한도에서 최대치를 해내었고
심지어 예전보다 더 건강해지고
그 한도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건강은 절대적 개념일까 상대적 개념일까.
난 내가 절대적으로는 건강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타고나기로 몸 튼튼은 아니지만
정신이 튼튼하고 회복탄력성도 좋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큼 하고 싶은 것도 다 하고
욕심도 계속 있다.
그 욕심과 싸우는 게 일이지만
뭐 이러면서 살아가니 싶다.
그리고 하도 골고루 종류별로 다 아파봐서
웬만한 아픔에 대해서는 관대해진 것 같기도 하다.
더 심하고 더 나쁠 수도 있는데 다행이다 휴…
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병들은
때로 감지덕지할 정도다.
약에 감사하고 현대 과학과 의술에 감사한다.
그렇다고 아픔과 병에 둔감하진 않다.
워낙 풍부한 경험이 있어서
이 아픔의 시작이 어디로 이러질까 두려울 때도 있지만
뭐 어쨌든 대부분은 괜찮으니 다행이다.
요즘 너무 바빠서
엄빠는 내가 아플까 항상 걱정한다.
너 그러다 병나면 어떡하니, 그러다 또 아프면 어떡하니.
근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몸 아껴서 뭐하나ㅋㅋㅋㅋㅋㅋ
한번 뿐인 인생, 하나 밖에 없는 나
죽을 때까지 고이고이 꽁꽁 싸매 아껴서 뭐하나.
생채기 날까 두려워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면
생채기는 안 나겠지만 뭘 얻을 수 있나.
결국은 다치고 아프고
부딪치고 상처나고
넘어지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하고
끙끙 어매어매 몸져눕기도 했다가
다시 일어나서 일상에 감사하기도 했다가
뭐 그런 거지.
그게 의미있는 거지.
몸은 너무 힘들지만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소모되는 체력이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신나게 최선을 다한다.
나이가 드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다.
세월만큼의 데이터가 점점 쌓이면서
나와 세상에 대한 이해와 지혜가 생긴다.
같은 실수도 아직 반복하니까
모두 더 나아진다 장담할 수는 없으나ㅋㅋ
뭐 전반적으로 좀 더 관대해지는 것 같다.
무뎌지는 건가. (여기서 더 무뎌져도 되나…)
지금 현재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좋아하는 츄리닝 바지가 대체 어디로 갔나
그것 뿐이다.
아…대체 어디 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