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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터 May 24. 2022

프로덕트팀의 PRD 도입기 (1)

우리, 각자 잘하는 걸 잘해봅시다

PM이 전부 하니까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서비스 기획,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채용 공고 대다수에는 UX/UI에 대한 이해, 와이어프레임의 설계 같은 역할이 들어가 있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는 나는 신기하게도(?) UX/UI를 잘 알지 못한다.


내가 맡은 첫 프로덕트는 복잡한 결제 모델과 이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어드민이 핵심이었다. 제품의 정책과 로직이 중요했고, 이는 UX는 중요할지라도 최소한 UI 측면에서는 심플했다. 그리고 보통 어드민의 UX/UI까지 크게 고려하는 팀이나 제품은 드무니까. (적어도 내가 일하던 팀과 프로젝트에선 그랬다.)


그래서 이직을 준비하던 때에도, 면접에선 이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lo-fi 한 수준의 와이어 프레임 이 외에는 UX/UI의 설계는 자신이 없습니다."


이후 다행히도 서비스 기획과 PM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팀이 아닌, 가설 검증, 실험 설계에 대한 역량과 역할을 더 중요시하는 팀에 합류하였다.


그러나 합류한 회사에서 나의 팀은 새로이 꾸려진 팀이었고, 합을 맞추고 각자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혼선이 생겼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문제 정의와 가설 수립, 검증 지표 설정, 팔로업 그로스 방안 설계 외에도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고, 정책과 세부 사양을 모두 작성하고 있었다. 이런 실험, MVP를 동시에 여러 개 진행하자 결국 내게서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또한 와이어프레임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시작하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제안을 할 여지는 줄어들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작은 실험 단위는 팀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분에게 DRI를 넘겼지만, 문제정의와 가설 수립, 가설 검증을 위한 지표 선정과 분석을 어려워했다. 더욱이 디자이너분에게도 고민이 생겼다. "이걸 제가 하는 게 맞나요..?"


서로의 역할과, 효율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물론 P 필요하면 M 뭐든지 하는 PM이라지만...




“우리, 각자 잘하는 걸 잘합시다”


이런 상황이 한 달 정도 지속되자, 대표님의 제안이 있었다. "우리, 각자 잘하는 걸 잘하게 일합시다. 더 이상 PM이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고, 제품 상세 설계까지 다 도맡을 수 없을 것 같은데, PRD를 한 번 검토해주세요."


PRD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각자 잘하는 걸 잘 하자"라는 게 어떤 맥락과 목적인지는 실감하고 있었다. 이는 결국 두 가지를 뜻했다.


1. 프로덕트 매니저는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수립하고, 가설을 검증할 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분석하여 다음 그로스 설계에 집중하게 한다.


2. 잘 정의된 문제와 가설을 바탕으로, 이를 제품 내에 최적의 형태로 구현하기 위한 UX/UI와 제품 상세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담당한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도 일부 존재하는 'PM = 서비스 기획'이라는 식의 R&R에서 벗어나서, 좁은 의미의 서비스 기획에서 제품의 정의를 프로덕트 매니저가 가져가고, UX/UI를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가져가는 걸 뜻했다. 둘 중 그 누구도 서비스 기획자가 아니고, 동시에 둘 모두 서비스 기획자인 구조.


프로덕트 매니저는 문제정의와 가설 수립에,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이를 제품에 담기 위한 UX/UI에 집중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제품의 정책, 기능 상세,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PRD에 필요한 요소와 적용 방안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를 배경으로 PRD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는 결국 다음과 같았다.

기획자/PM이 제품의 상세 기획을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위임하기 위한, PRD의 양식과 적용 방안은 무엇인가?


팀의 업무 현황과 방식에 대해선 이미 파악한 상태였기에, 다른 조직과 팀의 경우 어떤 양식과 방식으로 PRD를 작성하고 검토하는지 살펴봤다. 당연하게도 사례마다 PRD의 양식은 달랐다.


그러나 제품 요구사항 정의서로써의 PRD 양식에는 공통적으로 아래의 사항들이 필수였다.


1. 이 제품은 누구의 문제를 풀기 위한 제품인가?

2. 그래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3.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이어지는 글에서는, PRD의 양식으로 세팅한 더 구체적인 항목과, 그 항목을 양식으로 세팅한 배경, 그리고 PRD를 통해 팀이 제품에 대해 기획하고 검토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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