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팀을 리드하다 보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욕심 혹은 압박감에 팀의 목표, 팀의 성공의 기준과 모습은 구상했지만, 정작 팀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성공하는 모습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는데 돌이켜보니 웃긴 일이었다.
고객이 우리 제품/서비스로 성공하지 못하는데, 제품/서비스를 팔겠다는 사람이 그 모습이 무엇인지조차 감도 못 잡는데, 무슨 말을 한들 설득이 될까? "그래서 제가 당신에게 돈과 시간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뭐죠? 당신네 매출은 저랑 상관없고요."
관여도가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일수록, 아니 사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해 최종적으론 고객이 꿈꾸는 성공적인 모습을 만들어준다. 그래야만 한다. 기능이며 정책이며 컨셉이며 온갖 용어를 다 갖다 붙여본들 고객이 성공하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인가.
이런 글을 적다 보니 드는 당돌한 생각 하나. 기획 관련 미팅에서 회의가 길어지고 의견 수렴이 안되면 그건 어느새 고객의 성공이 아닌 자신의 성공과 자신의 목표에 꽂혀있기 때문은 아닐까. 고객의 성공에 초점이 맞춰진 회의는 길어질 수가 없다. 적어도 절대로 탁상공론일 수가 없다. 고객을 만나 인터뷰해 보고 숫자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