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터 May 15. 2024

작지만 알찬 데이터부터 제대로 활용하기

[씩 데이터 Thick data]를 읽고


총평 ★★★★☆ 4.0 / 5.0   

고객과 사용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나의 가설을 검증하는 데에는 빅데이터가 만능은 아니며 오히려 작더라도 깊은(Small But Thick)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강조함

데이터 직군으로서 기술에 경도되지 않고 참여관찰 등을 통한 정성적인 이해가 늘 함께해야 함을 강조

사례 중심으로 서술하다 보니 이야기의 밀도는 조금 떨어지고 동어반복처럼 읽히는 부분이 있지만, 평소 생각 못한 낯선 접근법과 주제의식을 설명하기 때문에 사례 중심으로 와닿게 풀이한 것 같음.  인사이트는 깊지만 글은 쉽기에 입문 수준의 난이도로 읽기에도 적합.


왜 읽었지?   

인류학 박사 출신의 전문경영인이 이야기하는 데이터 관련 이야기가 흥미로워 보였음

‘데이터’ 관련 책 중에서 기술을 통한 정략적 이해가 아닌 정성적인 이해를 강조하고 보완할 것을 이야기하는 책은 처음이었음. 평소에 데이터에도 관심이 많았고, 데이터 분석가로 직무 전환을 했지만, 기술에 전문성도 있지도 않거니와 늘 기획자와 기술자 사이의 경계인의 태도, 관점을 유지하고자 했기에 독서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데이터 분석의 기술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건 아니지만 숫자를 바탕으로 기획 혹은 소통하고 싶은 신입 또는 취준생

데이터 분석이라고 하면 여전히 SQL, Python, AI 또는 머신러닝 등 어려운 도구 또는 기술이 필요한 걸로 생각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비 데이터 직군


인사이트


1. 왜 정성적&총체적 이해(Thick Data)가 필요한가
-Big Data에는 왜why가 드러나지 않는다


      “thick data만이 big data가 매끈하게 정규화, 표준화하느라 의도적으로 외면한 인간의 실제 경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12p)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항상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What is measurable isn’t the same as what is valualbe”  - 트리시아 왕 (인류학자)  


      “정말 인간이 숫자와 데이터로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존재인가. 우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숫자로 나타난 정보는 사람의 부분일 뿐 이를 아무리 조합해도 완벽한 한 사람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런데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고객을 이해한다면서 각종 숫자와 데이터엠만 몰두한다. 정작 고객은 만나지 않으면서 숫자와 데이터에 의지해 고객을 추측하려 한다.” (99p) - 크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미켈 B. 라스무센 2014년 11월 <조선비즈> 인터뷰


2. 왜 정성적&총체적 이해(Thick Data)가 필요한가
-소비자의 욕구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진정한 욕구는 드러나지 않고 늘 깊숙이 숨겨져 있다. 따라서 소비자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실제 경험, 행위에 담긴 맥락과 의미를 알아내야만 한다.” (9p)


“비즈니스는 숫자에서 시작된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숫자는 부분적인 사실을 말해줄 뿐 총체적인 진실을 드러내진 못한다. 진실은 기업과 소비자가 공동체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51-52p)


“소비자는 소비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소비자이기 이전에 국가, 지역, 직장, 가족, 취향 공동체 등 수많은 공동체의 일원이다. 따라서 컴퓨터 앞에 앉은 유저나 마트 매대에서 가격표를 확인하는 쇼핑객으로만 그들을 한정시켜 생각해서는 안 된다.” (56p)


“동물원에서는 사자의 본성을 제대로 볼 수 없듯 설문조사지로는 소비자의 맨얼굴을 볼 수 없다. 소비자를 알고 싶다면 그들이 거주하고 쇼핑하며 놀고 일하는 공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며 감탄하고 불평하는 상황에 함께해야 한다.” (77p)


      “많은 사람이 스쿱을 사용하고 설거지통에 넣기 전에 자신도 모르게 스쿱에 남은 아이스크림을 핥았는데, 당사자조차 의식하지 못할 만큼 사소한 버릇이거나 창피해서 부인하는 행동이라 설문조사나 인터뷰로는 절대로 알아낼 수 없는 사실이었다.”(106p)

→ 설문조사나 인터뷰는 ‘인지한 것 > 기억한 것 > 사실대로 말할 의향이 있는 것’에 대해서만 유효함. 그러나 대개는 인지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며, 사실을 숨기고 싶은 경우도 있음


“여성지 <마리안느>가 실패한 것은 소비자가 스스로 털어놓는 이야기는 이상회 되거나 은폐되거나 왜곡되기 쉽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145p)


“전에 없던 혁신적인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 조사가 유용하지 않다.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상상해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자는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원하는 바를 묻지 말고,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먼저 파악하는 게 자신이 할 일이라는 뜻이다.” (149p)


“소비자가 자신의 잠재된 욕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가 일깨워 주기 전까진 특정 상황에서 어떤 필요성이나 불편함을 느끼고 있음을 잘 깨닫지 못한다.” (152p)


“소비자 조사로는 아무런 불만도 발견하지 못하는데 어째서 매출은 바닥을 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면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155p)


“소비자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또는 말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먼저 발견해야 한다.” (156p)

→ 소비자가 말해주길 기다리지 말고 그걸 발견하여 (재)정의하는 것 자체가 기획자의 몫. 컨설턴트도 의사도 고객이 모르거나 숨기고 싶은 문제를 발견하여 진단하고 그게 왜 문제인지 설명하고 이것이 어떻게 되어야 하며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제안 및 설명함.


“제품이나 서비스는 만든 의도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다르게 쓰일 수 있다. (…) 개발자는 사용자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제품을 변형하고 응용해 사용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160p)

→ 어떻게 쓸 거란 기대 역시 가설일 뿐. 비즈니스에 가장 유리한 고객segment가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는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면서 내 예상 밖의 use case를 찾다 보면 그게 또 하나의 단서, 기회가 될 수 있음  


3. 왜 정성적&총체적 이해(Thick Data)가 필요한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다각도로 연결된 사고가 필요하다


“자기 전문 분야, 자기 업무에만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고 총체적 시야로 전체 업무를 상상할 줄 아는 사람, 일이 잘 돌아가게 하려면 자기 업무와 타인의 업무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그러려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바로 기업이 원하는 진정한 인제다.” (58p)


4. 총체적 접근, 참여관찰의 이해   


“총체적 접근법은 현실을 통합된 전체로 보고 살피려는 자세다. (…) 인간 사회를 이루는 모든 요소는 총체적으로 연결되어 각기 분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 또한 이러한 요소들과의 관계와 맥락 안에서 파악해야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24p)

→ 고객개발 인터뷰에서도 pain point의 맥락(TPO)을 파악해야 pain point의 실체 혹은 현상 너머 진짜 pain point가 보임


“현지조사란 연구자가 연구 대상자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들어가 그들의 언어와 관습을 배우고 익히며 가까이에서 그들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관찰하는 방법론이다. (….) 외부인인 동시에 내부인의 시선으로, 깊이 공감은 하되 객관성을 잃지 않고 관찰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방법을 참여관찰이라 한다.” (25p)

→ 컨설팅 성격의 업무는 모두 고객의 현장에 참여하는 게 필요할 듯. BD팀의 데이터 사용 개선 역시 그들이 사용하는 Workflow와 전후맥락을 알아야 도와줄 수 있음.


“인류학에서 말하는 총체적 접근이란 어떤 대상을 연구할 때 그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요소와 그것들끼리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시각이다. 한마디로 어떤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그것이 전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맥락을 함께 살핀다는 뜻이다.” (50p)


“흔히 총체적 시야라 하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인류학에서 말하는 총체적 접근법은 그 반대에 가깝다. 인류학자가 탐구하려는 주제는 거시적일 수 있지만,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은 지극히 미시적이다.” (60-61p)


5. 총체적 접근, 참여관찰의 노하우(1) - 상대주의 & 선입견 없이 바라보기


      “무언가에 대해 통찰을 얻고자 한다면 선입견 없는 눈으로, 아무런 가정이나 예측 없이 실제를 볼 준비가 돼야 한다.” (113p)  


      “관찰 과정에서 관찰자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제거하는 좋은 방법이 바로 개방형 질문이다. 정해진 보기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의 질문으로는 질문 작성자의 선입견과 한계를 뛰어넘는 답변을 기대하기 어렵다.” (113-114p)  


6. 총체적 접근, 참여관찰의 노하우 (2) - 관찰하기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다. You can observe a lot just by watching” - 뉴욕 양키스의 포수 요기 베라의 어록


“관찰은 질문과 달리 소비자의 말과 실제 행동과의 불일치를 드러냄으로써 소비자가 의식하지도 못했던 잠재적 욕구를 발견하게 한다.” (116p)


“실제 참여관찰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왜?”라고 질문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런 질문은 자칫 자기 방어 심리를 자극해 변명이나 거짓말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히려 묻지 않고 관찰하는 편이 ‘왜?’라는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얻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준다.” (118p)


7. 총체적 접근, 참여관찰의 노하우 (3) - 극단적인 소비자 & 나만의 자문단 활용   


      “때로는 전형적인 소비자 집단이 아닌, 제품을 이상한 방법으로 사용한다거나 극단적으로 적게 또는 많이 쓰는 소비자에 주목함으로써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의 과장된 욕구나 사용 패턴이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새로운 욕구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18-119p)  


      “어떤 제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내가 반드시 사용자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 보는 편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제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thick data를 모으는 것으로 직접 경험을 대신할 수 있다.” (120-122p)

→ 기획자라고 고객과 사용자를 다 아는 게 아니듯, 고객 혹은 사용자라고 해서 좋은 기획이 되는 것도 아님. 오히려 나만의 편견에 갇혀서 볼 수도 있음  


8. 가설은 연구자의 범위 안에서만 검증 가능하지만, 참여관찰은 가설 밖의 통찰을 가져다준다


“인류학 연구와 참여관찰은 우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 이러한 ‘우연의 개입’은 참여관찰의 약점이 아니라 최대 강점이다. 인류학자들은 자신이 참여관찰을 통해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전혀 모른다. 자연과학이나 여느 사회과학 연구자들은 가정을 세우고 이를 실험으로 증명하지만, 인류학자는 어떠한 추측이나 가정 없이 일단 관찰부터 한다. 관찰한 바를 세세하게 기록은 하되 연구 대상이 되는 요소가 사회 전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맥락이 발견될 때까지는 함부로 재단하거나 추측하지 않는다.” (69p)


“가정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연구 방법은 연구자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러나 참여관찰은 실험과 달리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한다.” (70p)


9. Think Data + Big Data = Smart Data
정성적으로 얻은 단서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정량적인 데이터로 다시 검증하기


      “(…) big data는 전력망, 물류, 유전 암호처럼 변동 없고 안정적인 체계를 수량화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체계, 가령 인간과 관련한 문제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82p)  


      “big data를 분석하려면 모든 프로세스를 정규화, 표준화해야 한다. thick data는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유실되는 사람과 그의 실제 경험, 맥락과 의미를 복원하는 가장 유용하고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86p)  

      “머신 러닝에 의존하는 big data로는 정확성을, 인간 학습에 의존하는 thick data로는 보편적인 진실을 추구할 수 있다.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패턴을 식별하는 big data는 불확실성이 적을 때 유리하고, 반대로 불확실성이 클 때는 복잡성을 수용하는 thick data가 도움이 된다.” (86-87p)  


      “한 사건이나 현상이 일어나 맥락과 전체 사회와의 관계를 탐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일에 샘플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 분석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을 샘플의 크기big가 아니라 그 해석과 인사이트의 깊이thick다. thick data는 샘플 크기는 작더라도 스토리를 담고 있고, ‘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므로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데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도구다.” (89p)  


      “첫 번째, 정성적인 리서치로 수집한 thick dasta로 깊은 통찰을 하고 이를 토대로 가설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 두 번째, 첫 단계에서 통찰을 통해 세운 가설을 big data로 검증해야 한다. 만일 연구자가 압도적인 통찰력의 소유자라면 이 단계를 건너뛸 수도 있다. (…) 세 번째, 검증을 마친 가설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해석해 ‘왜’라는 질문의 답을 얻은 후, 이에 근거해 소비자의 욕구를 소비자가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충족시킬 방법을 알려주는 smar data를 도출한다. smart data는 단순히 분석에만 그치는 데이터가 아니라, 기업의 실질적인 의사 결정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133-135p)

→ 소수의 깊은 thick data 수집 > 가설 세우기 > big data로 보편성이 있는지 검증 > 결과를 토대로 심층 이해 > 행동 취하기 (설문, 인터뷰, FGI 등을 토대로 제품 기획 시작하는 모든 단계가 사실 이 과정을 거침)


      ‘왜’ 그 일이 벌어졌는지가 어째서 중요할까. 왜 성공했고, 왜 실패했는지 모르면 과거의 성공을 현재로 이어갈 수도,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날 수도 없기 때문이다.” (140p)  


10. 이미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 가설에 맞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진정으로 ‘나의’ 데이터다   


“소비자의 인적 사항, 구매 내용 등의 데이터가 곧 big data라고 착각하는 기업이 많은데, thick data로 얻은 가설을 증명하려면 이미 보유하고 있는 big data 외에 필요한 데이터를 더 적극적으로 모으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11p)


매거진의 이전글 데이터는 몰라도 숫자는 알아야 하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