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웹소설 계약과 완결
문피아에서는 출판사가 작가에게 연락할 때 주로 쪽지(SNS의 DM과 비슷함)를 보낸다. 나는 출판사로부터 생애 처음 받은 쪽지를 찬찬히 읽어 보았다.
D 출판사는 드라켄이 요즘 보기 드문 정통 판타지에, 인물들이 살아있고, 드래곤 사냥 장면 묘사가 좋았다면서 웹소설 트렌드와 맞지는 않지만 출간하고 싶다고 했다. D 출판사는 남성향 판타지, 무협은 물론 여성향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도 출간하고 있었다. 또한 e북은 물론 종이책으로도 출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좀 의아했다. 웹소설은 처음부터 인터넷에 기반하고 있고, 종이책으로 나오는 작품은 아주 인기 있는 소수의 작품에 불과했으니까. 그런데 종이책을 출간한다니?
알고 보니 D 출판사는 명맥이 거의 끊겼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대여점에 소설을 공급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종이책 출간을 원한다면 최소한 5권 분량은 써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3권 정도 분량으로 끝내려고 했던 나는 고민했다. 비록 웹소설에 경험은 없었지만 지금 조회수에 유료화에 들어가면 거의 팔리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종이책이 나오면 많지는 않아도 종이책 인세는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완결을 보겠다고 다짐한 이상, 출간 제의를 받았는데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다만 내가 과연 <드라켄>을 5권 분량까지 제대로 끌고 가서 적절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대략적인 엔딩은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지만 겨우 35회까지 연재한 상태에서 최소 125회 엔딩은 너무나 멀고 까마득해 보였다.
하지만 웹소설을 계속 쓴다면 언제가 되었든 100회 이상 연재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벽이었다. 종이책으로 최소한의 인세는 보장받을 수 있으니 공모전 첫도전에서 출간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D 출판사와 <드라켄> 출간 계약을 맺었다. 출간 조건은 무난했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작품이었고, 내가 받은 유일한 제안이라 조건은 크게 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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