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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기 May 01. 2024

공부와 관심사의 차이

#21 외국어 유목민의 자아성찰

얼마 전 어느 분들과 이야기를 듣다가 공부와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딱히 학문적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해당 관심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면 그것도 공부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였는데, 예를 들면 수학을 공부하더라도 ‘그렇구나!’하고 넘어간다면 그것은 좋아할 뿐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면, 딱히 수학과도 같은 분야가 아니더라도 (ex: 게임) 관련 분야로까지 그 생각이 넓어지며 지식이 쌓인다면 (ex: 게임 기술 등) 그것은 관심이 아닌 바로 공부가 아닌가 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를 듣자 하니 내가 어떻게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외국어의 기초란 우선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과 다양한 방향으로 흡수하는 것, 자신을 외국어 환경에 최대한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나는 두뇌를 쓰는 공부를 한다기보단 ‘경험’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심도 있게 해야 하는 것인가? 조금 어려운 지점이었다. 학문적으로 언어학을 파고들어야 하는 것일까. 한 가지 떠오르는 점이 있다면 단어를 외울 때 언어의 어원을 파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두 가지 언어 체계를 비교해 본다던가…. 


나는 언어를 공부한다기보단 경험을 쌓아오고 있었던 듯하다. 단어를 많이 외우고 듣고 읽고 써보고. 단순 관심사에서 그칠지도 모르겠다. 딱히 심도 있는 공부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하겠다. 그러나 언어를 통해 다양한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니 어쩌면 넓은 세계를 공부하기 위한 밑바탕을 깔고 있는 정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외국어로 된 강의를 듣는다던가, 외국어로 된 문학작품을 읽는다던가. 잘 모르겠다. 외국어를 어느 정도 심도 있게 공부해야 진정한 공부라고 할 수 있을까.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외국어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닌 적이 많은데, 외국어 공부가 취미라고 언급한 적이 많은데, ‘공부’라는 지점에 특이점이 생겨버리니 이제껏 해온 과정이 조금 흔들린다고나 할까. 사실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내가 얕게 공부한다는 것을…! 무턱대고 공부하기보다는 공부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고 시작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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