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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기 Apr 17. 2024

자격증의 속임수

#20 외국어 유목민의 자아성찰

일본어 공부 오픈카톡방이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어제는 어떤 분이 새로 들어오셔서 JLPT N1을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질문을 하셨다. 모두들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이런저런 답변을 주는 중이었다. 그런데 질문하신 분 말씀으로는, JLPT 1급 자격증이 있는 다른 유학생들보다 자신이 잘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언어실력이 확연하게 차이 나지 않는 이상,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긴 어렵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그분의 판단이 어쩌면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확연히 차이나는 실력이라면 비교도 안 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JLPT N1 자격증은 내가 보기엔 일본어를 잘한다 또는 못 한다를 단정 지을 수 있는 척도가 아니거니와 그렇게 판단하기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판단을 한다기보단, JLPT N1 자격증을 딸 수 있을 만큼 많이 공부했다는 증거, 그만큼 성실했다는 척도 아닐까. 마치 토익 시험처럼 말이다.

 

자격증 제도가 많은 요즘, 모든 언어마다 각각의 자격증 시험이 존재하는데 나는 중국어 자격증 시험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알기로 중국어 시험 중에는 독해를 하고 난 후 자신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시험이 있다. 이것은 독해력, 문해력도 평가할 수 있고 어휘력과 문법도 확인할 수 있는 아주 복합적인 시험이 아닐 수 없다. 이 정도 시험이라면 나는 정말이지 이 자격증이 훌륭한 평가 요소라고 본다.


언어실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많은 방향으로의 분석이 필요하다. 그게 자격증에 한정되면 맹목적으로 자격증만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되고 자격증을 따게 되면 이내 금방 자만하게 된다. 자격증 제도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은 주의하자는 말이다.


그래서 처음 위에서 말한 그분은 자신은 유학생들보다 일본어를 잘하는데 JLPT N1 자격증은 없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다른 분들이 답답했는지 이내 조금 다투다 나가셨다(…). 하여간에, 자격증은 전부가 아니라는 것. ‘언어를 잘한다’라는 범주 안에 ‘자격증도 있는 것’ 아닐까. ‘자격증이 있다’는 범주 안에 ‘언어를 잘한다’고 귀속되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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