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졸업 후 웨이팅 생활을 즐기다가,
이런 생활을 내 손으로 직접 끊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회사에 전화하여,
내 대기가 언제인지 확인하고,
그냥 다음주에 올라가겠다고 말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기피했던 '산부인과' 병동으로 가게 되었고,
당시 일하던 보건실에 상황을 말씀드리고,
급하게 짐을 정리하고,
해외 친구들에게 우편을 보내고,
당시 하고 있던 한국어 수업을 마무리하고,
나는 무사히 서울로 올라왔다.
처음 15kg 짐을 끌고
기숙사로 들어갔을 때 느낌이 생생하다.
이곳이 앞으로 내가 지낼 곳.
4인이 하나의 오피스텔을 썼는데,
나는 이층침대라는 것도, 각자 독서실 책상이 주어진 것도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그냥 내가 이제 완전히 타지생활을 독립적으로 시작했다는 게 신기했다.
20대 초반의 하영드리미 하던 아이는 이렇게 타지로 왔구나.
7월 중순의 첫 출근에 맞추어
마음의 준비도 하고,
짐 정리도 하고,
기숙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신규 간호사가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상기를 했다.
그리고 첫날.
설레는 마음에 1층에서 근무복을 받고,
내가 첫 출근하는 장소에 들어섰다.
어색하지만, 익숙한 병원 냄새.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간호사들, 의사들, 환자들.
그 틈에서 내 첫 회사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