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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gNang Aug 21. 2022

[식당이름 개명기]족발집2

외식브랜딩 스토리크리에이터 NangNang

project _족발집 브랜드명 개명기

location _ 전라도 광주 문흥동

part 2_시각적 정의 & 스토리설계

date_2018 1월



족발집배원의 브랜드 컨셉의 시각적 모티브는 우체국에서 가져왔다. 디자인적 요소로만 최소화 시키고자 상징물도 제한적으로 우체통과 우편봉투 패턴으로 한정하였다. 모티브가 명확한 것이 컨셉을 풀어가는데 매우 유리한 편이나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하고자 했다.


1. 우리의 첫인상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메인간판을 포함한 매장 전면부_파사드 


    고객들은 길거리의 간판을 읽을 때 저 집이 뭐하는 집인지 분명하게 바로 인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직관성이 낮은 경우 의미가 좋고 멋있더라도 그걸 굳이 해석하는데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간판을 볼때 기준은 딱 하나! 뭐하는집인가?이다.  외식업의 경우 특히 식사위주의 외식은 자기정체성이 분명해야 인지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매장전면부는 크게 메인간판이 매장 전면부가 전체가 되는 경우와 간판을 포함하여 매뉴얼화된 익스테리어로 컨셉화된 파사드라 불리는 경우가 있다. 외식업이 단독건물로 운영되기도 하나 대다수는 복합상가에 일부를 사용하다보니 매장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간판만 내걸던 예전에 비해 파사드디자인이 중요시된다.

  족발집배원은 우체국에서 그 영감을 빌려오고자 했기에 타일을 주로 사용했던 우체국 건물처럼 타일을 외장소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빨간 우체통으로 상징되는 우체국의 레드를 메인컬러로 사용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우체국(집배원)이라는 자동적인 연상 설계로 보면 레드컬러가 마땅할 듯하나  레드계열이 외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라서 변별성이 다소 낮다고 보았고 족발이라는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한 이미지와 거리가 있어서 깔끔하고 모던한 인상을 통해 저게 족발집이라고? 하는 의외성을 염두에 두고 음식점 컬러로 기피되는 남청색을 과감하게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매장전면부 디자인


매장 전면부 상단에 로고와 메인카피을 배치하고 매장 전면부 유리면에는 브랜드 스토리를 차분히 올렸다.  브랜드스토리와 같은 비교적 긴 문장은 화려한 짧은 슬로건보다 강렬하지는 않지만 진솔함과 진정성을 표현하기에 매우 훌륭하며, 모두가 읽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뭔가 진지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적합하다. 


2. 온기를 어떻게 교감하면 좋을까

    핵심가치 [온기] 스토리설계


온기의 사전적 정의

온기1溫氣  따뜻한 기운

온기2溫器  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그릇


브랜드 슬로건 

우리가 전하는 것은 족발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입니다


핵심가치인 [온기]를 주장이나 선언으로 그치지않고 어떻게 고객과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교감할 것인가 직접적 화법과 간접적인 화법을 효율적으로 매장안팎에 배치하는데 있어서 핫스팟이 필요했다. 우리는 다음 세지점을 온기 핫스팟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1. 온기팩          

기존 족발배달포장에는 가는 동안 식지 말라고 비닐에 뜨거운 물을 담아 올리고 있었다. 고객에게 따뜻한 채로 전달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마치 옛날 어머니들이 아랫목에 밥공기를 이불에 덮어두던 그 마음과 닿아 있어서 뭉클했고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키면 좋을 것인가가 첫번째 초점이 되었다.

36.5 식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 따뜻한 물을 담아 열심히 달려간다는 것을 그대로 느끼도록 온기팩을 개발하였다.  제대로 형식을 갖춘  온기팩의 형태로 자체개발한다면 또렷한 브랜드 표식(아이덴티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지점이지만 소상공인 자영업 매장으로서 이런 결정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면 좋고 멋진 일은 많지만 곧 비용과 직결되고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 맞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대표의 태도를 통해 다시 한번 그의 뜨끈한 마음과 우직함을 볼 수 있었다. 배달로 나가는 경우에는 뜨거운 기운, 온수를 담은 자체제작온기팩을, 매장 내에서의 온기는 고체연료를 이용하여 먹는 동안 식지 않도록 데우는 플레이팅을 구성하였다. 

온기팩 개발
테이블 플레이팅 온기설계


2. 소포를 받는 설렘~패키지

일반적인 패키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메인음식인 족발과 보쌈의 패키지는 고객들에게 설렘을 선사하고자 소포를 받는 듯한 체험을 주기로 했다.  요즘에는 다들 택배상자를 간절히 기다리지만 그 옛날에는 소포를 기다리는 마음이 그러했다. 택배상자는 대부분 내가 나를 위해 구매하는 온라인쇼핑의 산물이지만 그 옛날 소포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지는 정성의 상징이었다. 지방에서 상경한 자식에게 보내지는 그런 소포....그 마음을 추억하고 싶어 자료조사를 거듭하고 무엇보다 배달 패키지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여 컨셉은 살리고 비용은 최소화 하는 형태의 디자인을 고심 끝에 다음과 같은 족발집배원만의 패키지가 탄생하였다.


빈티지우표와 소인 항공우편패턴  


동봉한 브랜드엽서


3. 빈티지우체통이 있는 대기실의 손편지 체험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써 본 기억이 언제이던가...

손글씨처럼 사람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드는 게 또 있을까 

스마트폰으로 문자와 카톡 이모티콘으로 교감하는 지금이기에 더욱 손편지에 대한 강한 향수가 모두에게 있다. 낭낭의 감성엽서와 더불어 족발집배원 로고 스탬프 그리고 우체통 소품을 대기실에 비치하여 기다리는 동안 내재된 감성을 장난처럼 가볍게 이끌어 내기로 했다. 모던한 듯 유럽풍이 살짝 드러나는 타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외국에 나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유도하고 그래서 여행지에서 쓰는 엽서 같은 감성을 유도했다.

우체국의 상징 빨간우체통을 구하기 위해 황학동을 누비고 다녔다. 모형보다는 세월을 가득담은 진품을 원했기에 골동품가게를 찾아 발품을 팔았다. 골동품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세월의 흔적이 주는 묘한 기품은 대기실에서 그 빛을 더 발했다. 편지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샘솟도록 실제로 저 우체통에 손편지를 넣을 수 있도록 하였다.

진짜 우표와 봉투를 비치하여 실제로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부쳐주는 서비스까지 체험디자인을 부가했다. 많은 고객들이 광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테리어 컨셉이라며 즐거워했고  새롭고 독특한 족발집에 대한 무섭게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대기실 전경
 손편지 체험존
손편지 안내문


4. 옛날 손편지같은 메뉴판

외식업에서 고객과의 제일 중요한 일차 접점은 메뉴판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벽면에 크게 현판같은 메뉴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테이블에 앉으면 건네주는 메뉴북의 형태도 있고 테이블 위에 작은 스탠드형 메뉴판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우리는 오픈 초기 3개월동안은 전략적으로 임시메뉴판을 사용하기로 했다. 

오픈 후 메뉴가 안정화되고 메뉴얼이 정착되기 까지 2~3개월이 소요되기도 하고 메뉴의 종류나 메뉴명 그리고 담음새 등이 변경되기도 하는 지라 음식사진이 있는 메뉴북은 오픈 3개월 이후에 제작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더욱 임시메뉴판은 컨셉에 충실하기로 하여  항공우편봉투 안에  옛날 편지지에 곱게 펜글씨로 써내려간 브랜드 스토리를 먼저 만나게 하고, 메뉴 내용을 깔끔하게 제공하였다. 고객들도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였고, 내부 스텝들도 편지를 전하는 마음으로 메뉴북을 건넨다. 

손편지 메뉴북과 명함

배달만 하다가 번듯한 외식공간을 갖춘 매장으로 거듭나는 일에 의형제처럼 광주지역의 외식업체 대표님들이 자기 매장 오픈하듯 열정으로 함께 힘과 지혜와 경험을 쏟아냈고 서울에서 여러명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훌륭한 팀웍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오랜 단골들은 내 일처럼 족발집배원의 확장개업을 축하해주고 뿌듯해한다. 손편지 같은 온기가 매장 곳곳에 사람과 사람으로 모아진다. 그의 매장에 불이 환히 켜졌다.          



현재 족발집배원은 본점 광주를 비롯하여 서울 울산 대전 등으로 매장이 세워지며 프랜차이즈로 발돋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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