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나르 주식회사

by 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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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인공지능, 즉 AI를 주제로 한 초단편소설 모음집 『보그나르 주식회사』입니다. 『회색 인간』을 쓴 김동식 작가의 최신작이고요. 열여덟 편의 초단편소설에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이 된 ‘보그나르 주식회사’의 AI 관련 제품과 기술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통찰력으로 그려낸 작품들은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을 탐구하고 인간이기에 가능한 희망을 전합니다.


2. 오늘은 김동식 작가의 AI를 주제로 한 초단편소설 모음집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가져오셨군요. ‘보그나르 주식회사’의 ‘보그나르’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대요. 혹시 알고 계실까요?

여담이지만, 보그나르 주식회사의 ‘보그나르’는 김동식 작가가 종이책을 출간하기 전 웹사이트에서 연재하던 시절에 사용하던 닉네임과 관련이 있는데요. 당시 김동식 작가는 ‘복날은 간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고요. ‘복날’을 풀어서 ‘보그나르’라고 했다고 합니다. 소설만큼이나 기발한 회사 이름인 것 같습니다.


3. 작가의 닉네임에 사용된 단어 ‘복날’이 ‘보그나르 주식회사’가 되었군요. 이름 때문인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회사인데요. AI 대기업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여덟 편의 이야기에는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나요?

책에 등장하는 열여덟 편의 이야기는 AI와 ‘보그나르’ 회사의 발달 순서와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 같습니다. ‘라이프 리플레이’에서는 잠들기 전 AI 장치를 통해 하루를 원하는 대로 다시 사는 사람들이 나오고요. ‘나 키우기’에서는 AI로 만든 자신을 열성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AI 상속법’에서는 AI 로봇 배우자에게 전 재산을 상속한 대기업 회장이 나옵니다. ‘가장 공평한 복지’에는 AI의 발전으로 넘쳐흐르는 복지가 가능한 시대의 가족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런가’에서는 AI 없이 한 달 살기에 도전하려는 남성이 나옵니다. 마지막 작품인 ‘철통 보안 콘서트’에서는 AI의 발달로 예술가가 없어진 시대에 옛 예술을 노래하는 얼굴 없는 가수가 등장합니다.


4. 자신을 키우는 사람들이나 AI 로봇 배우자에게 재산을 상속한 대기업 회장 이야기는 그 정보만으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에세이스트님은 열여덟 편의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셨나요?

모든 이야기가 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꼽자면 재미 면에서는 앞서 말씀해주신 두 이야기, ‘나 키우기’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을 원하는 대로 다시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AI 로봇 배우자에게 전 재산을 상속한 대기업 회장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작품은 재미만이 아니라 작가 특유의 허를 찌르는 반전과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요. AI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마지막 3부 작품은 우리 인류의 미래처럼 느껴져 모두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나 마지막 작품인 ‘철통 보안 콘서트’는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인간의 고유성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인간이라서 다행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5. 책의 내용이 점점 궁금해지네요. 요즘 ‘딥페이크’, ‘딥시크’, ‘AI 저작권’, ‘AI 규제 및 윤리 문제’ 등 AI 발전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들이 많잖아요. 무엇보다 AI가 발전하는 시대에 지금의 직업들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인간이 할 일이 있기나 한 건지 또한 많은 사람의 관심사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책이라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읽으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먼저 읽어보신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자신 또한 챗GPT의 등장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그때부터 AI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AI로 인해 펼쳐질 세상을 상상해 소설로 쓰게 되었고 그 결과물로 『보그나르 주식회사』가 출간되었다고 말하죠. 작가는 이 과정에서 ‘AI는 인간을 위한 도구다’와 ‘AI는 인간을 위협할 무기다’라는 두 입장을 견지하며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요. 작품을 읽다 보면 다 있을 법한 이야기라 다가올 미래가 두렵고 고민스럽다기보다는,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류에게는 고유성과 희망이 있으며,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어둡지만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어, 오히려 안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6.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류에게는 고유성과 희망이 있으며,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어둡지만은 않을 거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네요. 오늘은 AI를 주제로 한 초단편소설 열여덟 편이 담긴 김동식 작가의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만나봤습니다. AI로 인해 펼쳐질 미래가 살짝 기대되는 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 작품 ‘철통 보안 콘서트’에서 옛 시대의 예술을 노래하는 얼굴 없는 가수는 자신의 콘서트 장면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남기길 거부하는데요. 이때 가수의 얼굴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미 할 일을 잃은 예술가, 즉 화가들의 그림이었습니다. 작품은 이렇게 이야기를 맺습니다. “AI가 모든 예술을 대체한 시대이지만, 예술가를 대체한 건 아니었으니까. 그것은 고유하니까.” AI가 우리 생활에 편리한 점을 제공하는 기술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할 것임이 자명하고요. 하지만 작가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 인간은 고유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말합니다. AI로 인해 다가올 미래가 걱정인 분이 계시다면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통해 걱정을 희망으로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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