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상 50년생이지만 실제로는 48년생이신 아버지께서 8월 30일,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급히 이송되셨다. 긴급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한 달 넘게 머무르셨고, 그 후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셨다. 퇴원을 통보받으셨지만, 재활을 통해 회복의 길을 걷겠다는 희망은 폐렴으로 인해 번번이 가로막히고 있다. 물이 차는 증상으로 여전히 고생 중이신데, 이제는 어머니께서도 지치시는 모습이 역력해 걱정이 크다.
의료 대란 속에서도 다행히 119 응급처치부터 수술, 중환자실 입원까지 큰 차질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으셨고 수많은 고비를 넘기셨지만, 넘을 때마다 또 다른 고비가 나타나고 있다.
어머니에 이어 보호자 2번으로 등록되어 있어, 칠순을 넘긴 어머니께 설명하기 어려운 사항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경우엔 나에게 연락이 온다. 그 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해 놓았는데, 가끔 그 번호로 전화가 오면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통화 버튼을 누른다.
백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버지께서 7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드신 지금 노쇠함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회복은 더디고, 작은 문제에도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힘겨울 때가 있다.
아버지는 참 좋은 분이셨고, 그분이 이렇게 사경을 헤매고 계신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롭다. 곁에서 헌신적으로 병간호를 하고 계신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고.
몇 글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