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이를테면, 경계를 서고 있는 군인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했다고 해보자. 아군의 군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그가 암호를 대라는 명령을 무시한 채 다가오고 있다면 경계를 서던 군인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발포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안타깝게도 어떤 이유에서든 암호를 대지 못한 아군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아군을 공격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아군과 적군을 언제나 완벽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면역체계 안에서도 자신의 몸과 비슷하게 위장하는 외부 병원균, 바이러스 등을 매번 완벽히 구분 지어 공격하는 일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