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그리고 항생제
지난 포스트에서는 장내 세균이 우리 면역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정 종의 세균이 장내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면역 활성 세포도, 면역 억제 세포도 만들어질 수 있고, 이들을 통해 ‘면역 강화-균형 있는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는 개념과 그 근간이 되는 지식들에 대해 배워봤다. (균형 잡힌 면역력을 갖는 비법)
이번에는 세포 수준을 넘어서서 (?), 조금 더 실생활에 응용이 되는 지식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볼까 한다. 여전히 기초 과학적인 발견들에 기반을 둔 지식들이라서 인삼, 마늘이 면역 강화에 좋나요? 같은 질문에는 직접적인 대답이 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기초 과학으로 배운 지식들은 이런 판단의 기본을 알려주는 것으로, 잘만 습득한다면 말초적인 답변들보다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유산균은 젖산균 (lactic acid bacteria)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우유로부터 발효하여 만든 젖산을 생산하는 균들을 말한다. 대부분의 요거트가 이 방법으로 생산된다. 오래전부터 불가리아 사람들이나 그리스 사람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요거트를 만들어 먹었다. 메치니코프는 요거트의 유산균이 불가리아 사람들의 장수의 비결이라고 주장했었고, 이 주장이 장내 세균 연구의 시초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판 중인 요거트에 살아있는 유산균은 없다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요거트는 보통 유산균이 만든 발효산물+ 엄청난 양의 설탕) 유산균 섭취의 효과가 어디까지인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어떤 장내 세균 제품이 좋은지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많이 있다. 안타깝지만 시판 중인 장내 세균 제품 중 어떤 것이 좋은지 본인은 잘 알지 못해서 하나를 짚어 추천해줄 수가 없다. 열심히 살펴볼 필요를 못느끼는 이유는 과학자 입장에서 아주 획기적인 제품은 아직 귀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효능이 불분명한 '건강 보조 식품'인데 반해 보통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그래도 복용해 보고 싶다면 몇가지 기준을 제시줄 순 있다. '약'으로 복용을 고려하고 싶다면 첫째로 임상 시험등으로 안전성이 허가 받은 제품을 사용하길 권한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장내세균 제품들은 대부분 '의약품' 즉 '약'이 아닌 '건강 보조 식품'으로 허가된 것들일 것이다. 즉,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안전할 거고 효능이 확실하지 않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수준의 '식품'일 것이다. (그나마도 허가 받지 않은 제품도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섭취는 위험할 수 있다) 둘째로 효과가 증명된 제품을 사용하길 권한다. '건강 보조 식품'에는 큰 효능을 바라면 안된다. 특히 이들 대부분 '얼마나 많은 균'이 들어있는지 장까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강조하는데 이들은 무시해도 되고 정말 중요한 구입의 기준은 검증받은 실제 '치료 효과의 과학적 증거'가 있는가이다. (얼마나 많은 균이 있는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는 판매자님 사정.. 그래서 치료 효과가 검증됐는지가 내 사정..) 요는 최소한 안전성에 대한 증거를 확인하고 구입하길 권하고, 다음 단계로 더 꼼꼼히 살펴본다면 효과에 대한 자료 혹은 인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 극적인 치료 효과를 위해 약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장내 세균은 김치, 된장, 청국장, 낫또, 치즈, 요거트 등 다양한 발효 식품을 통해서도 공급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probiotics와 더불어 prebiotics도 중요하다. 장내 세균의 공급과 더불어 자연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재료로 건강한 식사를 통해 장내 세균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신선한 집밥이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