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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청년들은 왜 한국을 선택했을까?

E-9 비자 취업 전과 후의 삶의 질 변화에 대하여

by Miracle Park


# 한국은 기회의 땅


1. 출발선에 선 우즈벡 청년들의 현실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청년들은 성인이 되면서부터 가족 모두의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본인 생계만이 아니라 부모와 동생들까지 생각하며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노동시장만으로는 이런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평균 임금이 매년 오르고는 있으나, 실제 생활 속에서는 월급 대부분이 생활비로 사라진다. 저축은 거의 어렵고, 미래를 위한 계획도 점점 막막해진다. 결혼이나 집 마련, 창업 같은 목표는 늘 '언젠가'의 일로 남을 뿐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이때 한국은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가 아니라, 실제로 도전해 볼 만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가온다.


2. 한국행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

우즈벡 청년들이 한국행을 선택하는 가장 큰 동기는 역시 '임금'이다. 한국의 최저임금만으로도 우즈베키스탄 평균 임금의 두 배 이상을 벌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강력한 끌림이 된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 차이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생활비를 제하고도 월급 일부를 저축하거나 본국 가족에게 송금할 수 있다. 이 가능성 자체가

삶의 구조를 바꿔놓는다.


이전에는 월급을 받으면 곧바로 모두 써버릴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얼마를 어떻게 나눠서 쓸지 계획을

세운다. 이 변화가 바로 경제적 안정감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3. 한국에서 느끼는 돈의 새로운 감각

한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E-9 비자 노동자들은 곧 다른 점을 체감한다. 똑같이 일해도 보상이 훨씬 다르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된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들어오고,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도 투명하게 지급된다.

덕분에 삶은 한결 예측 가능해진다. 다음 달 생계를 고민하기보다는 앞으로 몇 달, 얼마를 모을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게 된다. 불안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구체적인 계획이 들어선다. 단순히 소득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직접 꾸려나간다는 주도권이 생긴 것이다.


4. 가족과의 관계 변화

한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가족과의 관계다. 출국 전에는 부모님께 의존하던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가족을 책임지는 위치로 바뀐다. 매달 꼬박꼬박 송금해 부모님의 생활비를 보태고, 동생 학비까지 어깨에 짊어진다. 때로는 집을 수리하거나 토지를 사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


이제 해외 취업 노동자는 단순히 가족을 떠나온 사람이 아니라, 그 가족을 경제적으로 지탱하는 핵심적인

존재로 자리 잡는다. 자연스레 자존감도 오르고, 삶의 목적 역시 분명해진다.

5. 노동은 더 힘들어졌지만, 삶은 덜 불안하다

한국에서의 노동이 결코 쉽진 않다. 작업 강도도 세고, 시간 엄수와 규칙 준수에 대한 요구도 높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큰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즈벡 노동자들은 이전보다 삶이 훨씬 덜 불안하다고 말한다. 일은 힘들어도 결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일한 만큼 받는다는 믿음, 약속된 조건이 지켜진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장기적으로도 삶이 안정된다는 확신이 생긴다. 이제 막연한 불확실성 대신, 구체적으로

계산 가능한 미래가 눈앞에 펼쳐진다.


6. 기술과 태도, 함께 성장하다

E-9은 비전문 취업 비자이지만, 한국의 직장은 다양한 것을 익힐 수 있는 현장이 된다. 각종 기계 사용법, 작업 절차, 품질 기준, 안전 수칙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시간 엄수, 협업, 보고 체계 등 근로자로서의 기본 태도 역시 몸에 밴다. 이런 변화들은 짧은 시간에 확연히 드러나지 않지만, 귀국 후에는 큰 자산이 된다.


실제로 귀국한 노동자 가운데는 현지 공장이나 농장에서 더 높은 직책을 맡거나, 직접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의 경험 자체가 값진 이력이 되어 미래의 기회를 넓혀준다.


7. 심리적 변화와 문화적 적응

출국 초기에는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사전 경험이나 익숙함 덕분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드라마, 음악, 음식 등 한류 콘텐츠는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한국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라기보다는, 이미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 위에 실제 경험이 더해지는 공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인식은 현지 생활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8. 삶의 방향이 달라지다

E-9 비자 취업 이전,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삶은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매일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하게 된 이후에는 미래를 직접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얼마를 저축할지, 언제 귀국할지, 귀국 후에는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계획이 더욱 구체화되었다. 하루하루가 더 바빠졌지만, 이제는 각자의 인생 방향이 뚜렷해졌다.


9. 그래서 한국을 선택한다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임금 수준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 비교적 명확하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E-9 비자는 결코 쉬운 비자가 아니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삶을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이 비자를 통해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삶은 물론, 가족의 미래까지도 함께 변화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은 지금도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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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라밸 넘어, 글로 부를 재창조하는 출간 작가. AI 시대, 질문의 힘으로 사유를 확장하고 퓨처 셀프를 향한 지혜로운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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