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요리, 실크로드의 맛을 담다

플로프에서 삼사까지, 문화가 섞인 식탁

by Miracle Park


1. 실크로드가 빚어낸 미식의 교차로

우즈베크 요리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천 년간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에 있었던 우즈베키스탄은 투르크, 페르시아, 몽골, 러시아의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융합된 독특한 미식 전통을 발전시켰다. 이 지역의 요리는 유목민의 육식 문화, 정착 농경민의 곡물 요리, 페르시아의 향신료 사용법이 어우러져 중앙아시아만의 독창적인 맛을 창조했다.


우즈베크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기름과 향신료 사용이다. 건조한 대륙성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열량 음식이 발달했고, 실크로드를 통해 유입된 커민, 코리앤더, 바베리스(barberry) 등의 향신료가 요리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양고기를 중심으로 한 육식 문화와 밀, 쌀 등 곡물을 활용한 주식 문화가 공존하며, 식사는 단순한 배고픔 해결을 넘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사회적 행위로 기능한다.

2. 플로프: 100가지 얼굴을 가진 국민 음식

우즈베크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플로프(Plov, 또는 Osh)다. 이 쌀 요리는 양고기, 당근, 양파, 마늘을 기름에 볶은 후 쌀을 넣고 함께 익혀내는 방식으로 조리된다.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지역마다, 가정마다 고유한 조리법이 존재하며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100가지 이상의 플로프 변형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16년 유네스코가 인정한 우즈베크 플로프 조리 전통은 스승에서 제자로, 가족 내에서, 동료 집단과 지역사회 기반 기관들을 통해 전승되며, 이 관습은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연대를 촉진하며 공동체의 문화적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고 평가했다. 플로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회적 결속의 상징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손님이 플로프를 대접받기 전까지는 주인의 집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환대 문화의 핵심을 차지한다.


지역별로 플로프는 극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마르칸트 플로프는 재료를 층층이 쌓아 가벼운 기름으로 조리해 섬세한 질감을 내지만, 타슈켄트 플로프는 더 기름진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페르가나 계곡의 플로프는 바베리스(barberries)라는 신맛 나는 베리를 넣어 독특한 새콤함을 더하며, 부하라와 히바에서는 각각 고유한 향신료 조합을 사용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우즈베키스탄의 각 도시와 마을이 자신만의 플로프 전통을 지키며 발전시켜왔음을 보여준다.


플롭2.jpg 플롭


3. 삼사, 라그만, 샤슬릭: 실크로드가 남긴 맛의 유산

플로프 외에도 우즈베크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삼사(Samsa)는 고기와 양파를 넣고 탄두르(tandoor, 전통 토기 오븐)에 구워낸 삼각형 페이스트리로, 인도의 사모사(samosa)와 유사하지만 조리 방식과 반죽의 질감에서 차이를 보인다. 삼사는 우즈베키스탄 전역의 바자르와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간식이자 아침 식사의 필수품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Miracle P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돈라밸 넘어, 글로 부를 재창조하는 출간 작가. AI 시대, 질문의 힘으로 사유를 확장하고 퓨처 셀프를 향한 지혜로운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23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8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2화타슈켄트 지하철, 지하 궁전의 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