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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의 끝, 새로운 시작

이별 뒤에 찾아온 변화

by Miracle Park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생의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지만, 엄마를 떠나보낸 뒤 그 말의 진짜 의미를 몸소 느끼게 되었다. 숨결이 멈춘 자리에는 허무함만 남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의 마지막 숨결을 지켜보던 순간, 세상이 멈추는 듯했다. 공기마저 무거워져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빈 병실 한구석에 앉아있던 나는 그저 무기력하게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날의 고요 속에는 엄마가 남긴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엄마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다. 힘든 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삶을 곱씹어 볼수록 나는 깨달았다. 그녀는 떠나며 내게 가장 큰 유산을 남긴 셈이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였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을 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부재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느꼈다. 그녀가 남긴 기억 속에서 삶의 교훈을 찾고, 그 교훈이 내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이 되었다. 어쩌면 엄마는 자신의 삶을 통해 내게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었던 것 같다.

엄마의 죽음은 내 일상 속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따뜻한 햇살, 차 한 잔의 여유, 가족과의 대화—그 모든 것이 소중한 선물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되었다.

죽음은 무너지는 경험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성장했다. 엄마가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넓게 사랑하며, 더 진지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주는 강렬한 동기가 되었다.

이제 나는 엄마가 남긴 빈자리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 자리는 허무함이 아닌 가능성의 공간이었다. 내가 그 안에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엄마와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나는 그 빈자리에 감사함, 사랑, 그리고 희망의 색을 칠하기로 결심했다.

"엄마, 보고 싶어요. 하지만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이 마음조차 엄마와의 대화라고 생각할게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당신이 내게 주신 삶의 의미를 잊지 않을게요."

숨결의 끝에서 배운 사랑의 깊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힘. 그것이 엄마가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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