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됐어

엄마의 마지막 한마디

by Miracle Park


어느 날, 그녀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됐어.
걱정하지 마.
나는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그 말은 내 마음속에 비수가 되어 박혔다. 충분히 행복했으니 이제 떠날 준비를 했다는 의미였을까? 아니면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는 그녀만의 위로였을까? 어떤 뜻이었든, 나는 그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내 삶의 중심이었고,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병실은 적막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마저도 무겁게 느껴졌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나는 어릴 적 기억들을 떠올렸다. 따뜻한 손길, 잔소리로 가득 찬 목소리, 웃음소리... 그녀가 없는 세상을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엄마, 이제 됐다고 말하지 마.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녀는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눈빛은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했고, 마치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처럼 평온해 보였다.


그날 밤, 그녀는 조용히 떠났다. 숨이 멎은 그녀의 얼굴은 오히려 평화로워 보였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텅 빈 듯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서 배운 모든 것, 그녀와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떠올라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됐어"라는 말은 단순히 그녀 자신의 안위를 뜻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그녀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는 믿음, 그리고 내가 잘 살아가길 바라는 사랑의 메시지였다.


이제야 조금씩 그녀의 빈자리를 마주할 용기가 생겼다. 그녀의 흔적은 여전히 내 삶 곳곳에 남아 있지만, 나는 그 흔적을 고통이 아닌 위로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녀는 떠났지만, 그녀의 사랑은 내 안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녀가 남긴 그 말처럼, 나도 언젠가 그녀를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나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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