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산업별 진출 전략 I:

제조·건설·에너지

by Miracle Park

"중앙아시아의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벌써 10년째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이 진짜다.


우즈베키스탄을 두고 "잠재력"이라는 단어를 쓰는 보고서를 질리도록 봐왔다. 그런데 2025~2026년은 다르다. 숫자가 달라졌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우즈베키스탄 경제성장률은 7.2%를 기록했고, 건설 분야는 그 중에서도 10.7%라는 압도적인 성장률로 전 산업을 이끌었다. 이 나라, 지금 제대로 달리고 있다.


# 1. 제조업: 면화 수출국에서 글로벌 생산국으로

우즈베키스탄 하면 목화밭과 실크로드만 떠올렸다면 당신의 정보는 한참 낡았다.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통상부는 자국이 면화 수출국에서 글로벌 섬유 산업의 생산국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80여 개 국제 패션 브랜드와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LC Waikiki, Inditex(자라 모회사), The North Face까지 계약을 맺었다면, 이미 "잠재력"의 단계는 지난 것이다.


자동차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자동차 산업 발전계획 2025'를 발표했고, 현지 기업 루델(Roodell)은 지작 경제자유구역에 공장을 건설해 기아 K5, 셀토스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가 중앙아시아 스텝 지대를 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르노, 폭스바겐까지 현지 생산을 준비하면서 자동차 부품·소재 공급망 전체가 기회의 영역이 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대외개방을 견지하며 외국 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해 제조업 발전을 꾀하고 수출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 경제발전 방향으로 설정했다. 자유경제구역(FEZ) 혜택, 세금 인센티브, 규제 완화 패키지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들어가는 비용이 아직 낮을 때, 자리를 잡는 게 맞다.


# 2. 건설업: 타슈켄트가 서울을 꿈꾸고 있다

2026년 4월, 타슈켄트 시장 샤브카트 우무르자코프는 "천연자원 없이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서울을 롤모델로 삼겠다"며 수출 증대와 생산 확대를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예산이 붙었다.


2024년 12월 내각령으로 '2045 타슈켄트시 마스터플랜'이 승인되었으며, 노후 건물 재건축, 현대식 주거·인프라 시설 건설, 녹지 공간 조성이 추진된다. 이 마스터플랜에 따라 300여 개 부지가 재개발될 예정이고, 1단계로 2025~2026년간 65개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더 큰 그림도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타슈켄트 뉴타운(New Tashkent) 프로젝트 1단계로 6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현대적 생활환경을 6천 헥타르 부지에 조성하는 계획의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10개 이상의 정부 부처 이전 공사도 착수됐고, 상업 부지 13곳에 5억 5천만 달러의 투자 계약이 체결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올해 타슈켄트 시 투자 프로젝트 265개(75억 달러)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거 단지, 쇼핑몰 건설, 신규 기업 설립,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건설 분야 기업 수는 2021년 4만 3,200개에서 2025년에는 처음으로 5만 4,000개를 돌파했다. 한국 건설사에도 새 기회가 열리고 있다. 스마트 인프라, 친환경 건자재, 에너지 효율 기술, 디지털 건설 솔루션 분야에서 한국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미 선점에 나섰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2억 2,300만 달러를 투자해 우르겐치 공항 개발·운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2026~2029년 여객·화물터미널 건설 후 2047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중앙아시아 공항 개발·운영에 한국이 처음 발을 들인 역사적인 사례다.


# 3. 에너지: 사막 위에 그린(Green) 혁명이 진행 중이다

"석유도 없고 가스도 줄고 있는데 무슨 에너지 강국이냐"고 물을 수 있다. 역발상이다. 바로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이 재생에너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2026년까지 태양광·풍력 발전 용량 8GW, 2030년까지 12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가 2030년 전력 발전의 25~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목표는 허언이 아니다. 2025년 7월 한 달간 우즈베키스탄의 태양광·풍력·수력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은 28억 9,000만 kWh로, 당월 전국 전력 생산량의 27%를 차지했다. 이는 약 87만 가구의 연간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너지 장관은 "현재 전국에서 20개 이상의 대형 태양광·풍력·배터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이미 약 5GW 용량이 가동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플레이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ACWA Power다. ACWA Power는 2019~2020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이후 약 1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으며, 2030년까지 이를 약 25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약 3,000MW의 발전 용량을 가동 중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ACWA Power는 카라칼팍스탄 공화국의 쿤그라드 풍력 프로젝트(1,500MW 풍력 + 300MWh 배터리)를 BOOT(건설-소유-운영-이전) 방식으로 개발하며, 완공 시 16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연간 250만 톤의 CO₂ 배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마르칸트 태양광 및 배터리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최대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로, 18억 달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완료됐다. JBIC(일본수출입은행), ADB(아시아개발은행),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IsDB(이슬람개발은행)가 금융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스미토모 코퍼레이션, 추부 전력, 시코쿠 전력이 지분에 참여한다.


2025년 12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국가 전력망 강화를 위한 1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전략 일환으로 태양광·풍력·수력·열병합 발전소 16개를 포함한 33억 달러, 3.5GW 규모 신규 에너지 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 2026년에 우즈베키스탄의 '그린 에너지' 생산량은 연간 230억 k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2030년간 우즈베키스탄 내 신규 PPP(민관협력) 프로젝트 규모는 총 30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교통·주택·공공서비스·교육이 우선 투자 분야다.


# 4. 2026년 전망과 과제: 장밋빛만은 아니다

이쯤 되면 "다 좋아 보이는데 뭐가 문제냐"는 질문이 나올 법하다. 솔직히 말하겠다. 과제가 꽤 된다.

첫째, 천연가스 수출은 사실상 끝났다. 천연가스 매장량 부족 우려와 국내 소비 급증으로 2026년까지 수출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 시사됐고, 2023년 10월부터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수출로 외화를 벌던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절박한 이유가 여기 있다.


둘째, 전력망 병목이 발목을 잡는다. ACWA Power의 우즈베키스탄 법인장 아비드 말릭은 전송 인프라가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병목이라고 지목했다. 태양광·풍력 발전소는 자원이 풍부한 곳에 지어야 하는데, 그 곳이 수요처에서 멀기 때문에 수천 킬로미터의 송전선을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셋째, 지역 간 격차 문제다. 1인당 GNI가 가장 높은 타슈켄트시와 가장 낮은 나망간주 사이 격차는 4배에 달하며,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집중 개발이 지속되면 내수 시장의 확장성에도 한계가 생긴다.


넷째, 금융조달 구조의 한계다. 말릭 법인장은 현재 대부분의 자금이 국제 금융기관에서 조달되고 있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우즈베키스탄 국내 금융기관의 더 깊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컬 금융 생태계가 아직 취약하다는 뜻이다.


# 결론: 지금 들어가야 하는 이유

타슈켄트 시장이 서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언했다. 웃긴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런데 1970년대 서울을 보고 "저게 되겠어?" 했던 사람들의 자손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2025년 타슈켄트 국제투자포럼에는 100개국, 7,500명이 참가했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전력망 현대화를 위해 40억 달러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세계가 몰려들고 있다.


선점 효과는 현실이다. ACWA Power가 2019년 작은 프로젝트 하나로 시작해 지금 150억 달러짜리 파이프라인을 쥐고 있는 것처럼. 우즈베키스탄 시장은 아직 선착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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