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꼬꼬마의 진심
근래 아이가 계속 물었다.
"엄마, '엄마 아빠 사랑해요' 어떻게 쓰는 거야?"
사실 그전부터 한글에 대해 조금씩 호기심이 생길 때여서
그때도 그냥 궁금한가 보다- 하며 아이의 손을 감싸며, 함께 연필을 쥐고는
한 획 한 획 또박또박 종이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 를 써 주었다.
글자가 쓰인 종이를 보던 아이는
"아~ 이렇게 쓰는구나!"
작게 감탄하던 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그 시간이 흐르고 곧 내일이면 어버이날이 될 전날이었다.
침대에 누워 꿈나라 기차를 타러 가기 전, 아이와 나는
하루를 열심히 일한 뒤 노곤했던 탓인지 코를 골며 자는 아빠 옆에서
둘만의 속닥속닥 말을 나누었다.
아이가 하루를 보내며 궁금했던 점을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그 작은 아이의 물음에 갈증을 채워줄 만한 답변을 하고-
진짜 졸음이 몰려올 때쯤이면 굿나잇 인사를 하는 우리 둘이었다.
마지막엔 항상 서로를 향해 "사랑해~" 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렇지만 그날은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워왔던지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곁에 있는 작은 이 꼬마가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쓰는 것일까 하는 마음이
약간 들어옴과 동시에 그래도 표현해 주어 고마운 마음이 더 가득 차 올랐다.
이 꼬맹이의 깜짝 이벤트는 평생 가도 잊지 못하겠지..
아빠에게도 내일 아침 해주면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그러겠다고 하는 꼬마.
행복한 어버이날이 될 거 같다.
P.S 아침에 일어났던 아이는 비몽사몽 상태여서 그랬던지
어제의 감동적인 말은 아빠에게 건네지 못했다..
결론은 나만 감동적이었던 걸로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