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년의 책 육아 1
책 육아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책 육아를 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년 단위로 나누어 기록하려고 한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따라 책 육아를 할 때 초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이 다르고 책 육아를 하는 방법들도 보다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책 육아에 기본적으로 놀이를 포함하려고 한다. 아기의 입장에서 책을 보는 것은 하나의 놀이이다. 엄마가 재미있는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 책을 보며 그림 속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 여러 가지 책을 연계해 보는 것, 책을 보고 관련 놀이를 하는 것 등등 모든 행동들은 놀이의 일부이다.
아기가 성장해 어린이가 되고 스스로 정보를 습득하고자 책을 찾아보는 등 책을 통해 '공부'를 하는 시기가 오면 놀이와 구분될 수 있겠지만 영아기에 아기들의 책 보기는 공부가 아닌 놀이라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막 태어나 이제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일 년간의 시기에 책을 보여주면서 공부를 시킨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 생각을 조금만 바꾸길 바란다. 다양한 책들을 한가득 쌓아놓고 하루에 몇 권씩 의무적으로 읽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생후 1년의 책 육아는 어떻게 할까?
1. 스킨십을 하며 그림책을 본다.
생후 1년.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필수적이다. 주양육자와의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기는 양육자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신뢰를 쌓아간다. 이 신뢰는 아기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게 하는 힘을 주기 때문에 생후 1년의 시기는 아기와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그림책을 볼 때 스킨십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릎에 앉혀서 책 읽어주기, 안고 읽어주기, 손 잡고 읽어주기 등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면서 간간히 아기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중요하다.
아기의 눈을 바라봐주는 것도 아기에게는 큰 안정감을 주는 하나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착 주제의 그림책을 보며 책 속에 등장하는 행동을 함께 해준다. 예를 들어, 그림책 속에서 '뽀뽀'라는 말이 등장하면 아기의 몸에 뽀뽀를 해주고, '쓰담 쓰담' '토닥토닥'등의 의태어가 등장하면 쓰다듬어주고 토닥여준다. 안아주는 장면이 나오면 안아준다.
2. 다양한 자세로 그림책을 본다.
생후 1년의 시기는 누워있던 아기가 앉을 수 있게 되고, 서게 되고 빠르면 걷는 시기이다. 때문에 이러한 발달 특성에 맞춰 그림책을 보여 줄 수 있다.
아기가 누워 있다면 아기 옆에 함께 누워 그림책을 보여준다. 아기가 누워 있는 방향에 그림책을 놓아줄 수도 있다. 또는 누워 있는 아기 눈 높이에 맞춰 그림책을 들어 보여준다.
아기가 엎드려 있다면 함께 엎드려 그림책을 보여준다. 혹은 엎드려 있는 아기 앞으로 그림책을 펼쳐 보여준다.
아기가 앉을 수 있게 되면 범보 의자 등 아기용 의자에 앉히고 그림책을 보여준다. 성인의 무릎에 앉혀 보여줄 때는 다리를 위아래, 좌우로 움직여 재미를 주는 것도 좋다.
아기가 잡고 서는 것을 즐긴다. 이때는 아기가 주로 잡고 서는 소파나 의자 위에 책을 올려줄 수 있다. 아기가 잡고 서서 버티다가 우연히 책을 보고 책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3. 그림책과 함께 구체물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는 흑백 초점책, 촉감책, 보드북을 주로 보는데 아기는 만질 수 있고 촉감을 느껴 볼 수 있는 촉감책에 흥미를 많이 보인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보드북을 보며 보드북 속 알록달록한 그림에도 많은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지만, 아직 그림에 표현된 것들을 실제 본 적이 없어 흥미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직접 만져보고, 냄새 맡아보고, 맛보고, 들어 보는 등 오감을 통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나가기 때문에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물들을 구체물로 준비해 함께 보여주는 것이 책 육아의 한 방법이 된다.
그림책 그림과 구체물의 사용 예시는 아래와 같다.
- 책에 귤이 등장했다. 실제 귤을 준비해 보여준다.
"여기 귤이 있네~", "(책을 가리키며) 책 속에도 귤이 있었는데! 귤이 여기 또 있다", "귤 두 개 똑같네"
- 책에 동그라미, 세모, 네모, 별등 모양이 등장했다. 모양 놀잇감이나 교구를 준비해 함께 보여주고 그림책 모양 위에 같은 모양의 교구를 올려준다.
- 책에 기차, 자동차 등 탈것이 등장했다. 탈것 놀잇감을 가져와 함께 보여준다.
책 위에 도로가 있다면 그위로 자동차를 굴려주고, 기찻길 위로는 기차를 움직여준다.
- 책에 동물들이 등장했다. 동물은 집안에서 실제로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에 동물 인형, 동물 퍼즐, 동물 피겨 등을 활용해 보여준다.
- 책에 악기가 등장했다. 악기 놀잇감을 준비한다. 악기가 등장할 때 악기를 연주해 그 소리를 들려준다.
4. 사운드 북을 생활 곳곳에서 활용한다.
아기는 태어나기전 뱃속에서 부터 청각이 가장 빨리 발달한다.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면 뱃속에서 들었던 익숙한 소리에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소리를 듣고 정보를 습득하기도 한다. 그만큼 청각적 자극은 아기의 전인발달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청각 자극을 자연스럽게 제공해주는 보조수단 중 하나가 사운드북!
그림책 한 부분의 버튼을 누르면 책 페이지와 관련된 소리가 나오는 사운드북은 주변에서 듣기 힘든 소리를 책을 통해 들려주면서 새로운 소리 자극을 전해 줄 뿐 아니라 사물과 소리를 매칭 시켜 아기의 인지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아기가 아직 사운드북의 버튼을 누르기 힘든 시기에는 책을 읽어주면서 부모가 버튼을 눌러주어야 하고, 아기가 스스로 버튼을 누를 수 있게 되면 아기가 먼저 버튼을 눌러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사운드북은 정말 많은 종류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소리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악기 주제의 사운드북은 다양한 종류의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새 주제의 사운드북은 여러 종류의 새 울음소리를 들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운드북의 소리들을 책을 볼 때만 들어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해 보길 추천한다.
- 그림책을 보다가 악기가 등장했다. 악기 종류가 구비되어 있지 않아 실물을 보여주며 소리를 들려줄 수 없을 때, 악기 주제의 사운드북이 있다면 이 사운드북을 꺼내 함께 보여준다.
- 동물 주제의 그림책이나 카드를 보다가 동물의 울음소리를 들려주고 싶을 때, 사운드북을 활용한다.
- 탈 것 주제의 그림책을 보다가 탈 것의 소리를 들려 주고 싶을 때, 사운드북을 활용한다.
- 모형 칫솔로 양치질을 해주는 놀이를 한다. 이때 목욕, 욕실 주제의 사운드북을 꺼내 양치질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 아침에 일어난 아기. 동물의 울음소리가 나오는 사운드북을 꺼내 닭울음, 새가 지저귀는 소리등을 들려준다.
- 밤잠 전, 자장가가 나오는 사운드북을 꺼내 자장가를 들여준다.
5. 그림책을 연계해 보여준다.
그림책을 연계해 여러 권 함께 보여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같은 주제의 그림책을 연계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색깔 주제의 그림책을 아기와 보았다면 또 다른 색깔 주제의 그림책을 보여준다. 색깔에 대해 상호작용하면서 그림책 속 그림 뿐 아니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색깔 까지도 함께 찾아본다.
"파란색 나왔다! 여기에도 파란색이 있구나"
"이 책에도 노란색, 여기에도 노란색! 노란색이 많이 있네"
"또 노란색이 어디 있을까? 우리 이준이 옷에도 노란색 병아리가 있네"
둘째,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연계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책 속에 코끼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코끼리가 주인공으로 나오거나 코끼리가 등장하는 또 다른 그림책을 준비해 연계해 보여준다.
"여기에도 코끼리가 나온대"
"여기 코끼리는 파란색이네! 코는 똑같이 긴데, 색깔은 다르구나"
셋째, 그림책의 한 페이지와 유사한 장면이 나오는 그림책의 페이지를 연계해 보여준다.
꼭 그림책 전체의 주제나 주인공이 같지 않아도 그림책은 연계해 보여줄 수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연계 방법이 그림책의 한 장면, 페이지와 유사한 페이지를 연계해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림책을 보던 중 바다가 나왔다. 바다가 나오는 또다른 그림책을 펼쳐 함께 두고 보여준다. 같은 바다이지만 서로 다르게 표현된 바다를 보면서 아기는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