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진곤 Mar 14. 2024

고려 거란 전쟁과 부동산 투자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에서 마지막 편에 나온 무당벌레의 의미는? 

귀주대첩 전쟁 중 강감찬(극 중 최수종)장군 목덜미에 무당벌레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었다. 강감찬은 무당벌레를 그냥 손으로 집고 바라본다. 하지만 다음씬에 소배압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살아있는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장면이 나온다. 극 중 대비 효과다. 비록 전쟁 중이라도 무당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않는 강감찬의 인간성을 표현한다. 반면에 가린 군의 소배압은 아무런 죄도 없는 제물을 바쳐서라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이런 대비 효과로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좀 더 선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평화를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살생을 해야 하는 강감찬의 심적 부담감을 표현한다면 이기기 위해서라면 물 불 안 가리는 거란의 야만성을 표현한다. 고려 거란 전쟁을 재밌게 봤던 이유 중 하나도 이런 디테일한 대비 효과와 사람들의 심리 묘사의 미묘한 변화를 꽤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극 중 심리 변화가 드라마틱 하게 변한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분 정두홍 아니 고려 시대 재상이다. 


이 분은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만 외친다. 특히 고려랑 싸워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해서 관직까지 포기하려고 했던 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 한 번 해 봅시다. '라는 생각으로 바뀐다. 그도 그럴 것이 매번 실패만 한 군주들을 보다가 나이 어린 현종과 듣보잡 강감찬의 판단을 믿을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현종과 강감찬의 연속된 성공으로 조금씩 신뢰가 쌓이고 급기야 현종의 계책 ' 개성의 병사들이 많아 보이게끔 하는 기만술 ' 도 찬성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나는 주변에서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만류한다. 잘 안될 거라고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몇 번의 성공을 보여주고 신뢰를 쌓으면 이들의 생각도 고려 시대 재상처럼 바뀐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경험들을 꽤 많이 했다. 지금은 부동산 투자에 반대하는 배우자 남편, 혹은 와이프가 있다면 조금씩 성공 경험을 통해서 그들의 마인드를 바꿔 놓아야 한다. 


부동산 투자는 리스크를 안은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때로는 담대하게 힘들게 결정을 내야 할 때가 있다. 극 중 현종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결정들이 어설프지만 점점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어설픈 결정은 여러 호족들을 바로 제압하려고 했던 점이다. 나라의 기틀을 잡기 위해서 호족들을 고려 아래로 묶는 건 맞는 방향이지만 적어도 그 속도 면에서는 틀렸다. 반발을 무시하고 너무 빠르게 추진하려고 했고, 그걸 반대했던 강감찬과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종은 빠르게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게 된다. 개성으로 직접 내려오는 거란족들을 맞아 도망가지 않고 싸우려고 했던 결정과 개성 안에 군사들을 많아 보이게 한 전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성으로 도우러 온 중갑 기병을 바로 강감찬에게 보낸 점 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두려운 감정을 느낀다. 생명을 담보로 한다면 얼마나 두렵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까? 하지만 현종은 점점 현명한 결정을 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깨달아 간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나의 결정으로 돈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두렵다. 내가 사는 이 시점이 상투는 아닐까? 나의 결정 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 나의 선택이 과연 맞을까? 매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들을 현종처럼 하나씩 터득하고 이겨 내야 한다. 두렵지만 리스크를 안아야 할 때에는 리스크를 과감히 떠안아야 한다.


두렵다고 개성을 버리고 도망갔다면, 두렵다고 성 안에만 숨어 있었다면, 두렵다고 철갑 기병을 강감찬에게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역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거다. 극 중 강감찬의 이런 대사가 나온다. ' 고려가 거란을 이긴 기억은 후세에도 1,000년이 지나도 기억될 거라고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어도 반드시 이겨 낼 수 있는 기억으로 남을 거라고 말이다. ' 아마도 작가와 감독은 이 대사를 통해 1,000년 후인 우리와 그 후대에도 힘들고 어려움 일을 겪더라도 반드시 포기하지 않고 이겨 낼 수 있는 한 민족의 결의를 다지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 DNA 때문이지는 몰라도 우리는 많은 외세와 전쟁,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성장하고 있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로 힘든 일을 겪고 이겨 내면 그 기억 때문에 다음에는 조금 더 강해지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역경과 고난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고 힘들다. 극 중 전쟁 신은 우리에게 전쟁의 잔인함과 두려움과 공포를 보여 준다. 어려움과 고난은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지만 당시에는 그 과정들이 너무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현종이 현명하고 결단력 있는 왕이 되어 가는 과정이 그렇고 극 중 재상이 부정적인 마인드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는 과정도 그렇다. 그리고 강감찬이 보통 사람에서 아니 공처가이고 밥만 밝히는 사내에서 1,000년이 지난 후손들에게도 강한 자긍심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불굴의  DNA를 심어 준 영웅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드라마 ' 고려 거란 전쟁 ' 중에 재미있는 포인트 중 하나는 강감찬을 특출난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냥 보통 아니 조금 모자란 사람으로 묘사한다. 강감찬의 첫 장면에서 강감찬은 극 중 와이프에게 심하게 꾸중을 듣는다. 출세하지 못 한 남편, 돈 못 버는 남편, 너무 바른 말만 해서 사람들이 싫어하고 관직도 못 얻는 남편, 그리고 밥만 잘 먹는 사내...... 그럼에도 강감찬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밥을 더 달라고 하면서 먹는다.(진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남이 뭐라고 하든 기죽지 않는 거 같다.)


하지만 집에서와는 다르게 강감찬은 누구보다 강한 신념과 의지로 고려를 살리고 후손들에게 승리의 DNA를 심어 주었다. 극 중 강감찬은 부인이 ' 혹시라도 전쟁에서 지면 어떻게 하냐? '라는 질문에 강감찬은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올 거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전쟁에서 진다는 얘기 자체를 못 하게 한다. 강감찬의 강한 신념은 전쟁 중에서도 나온다. 


겁을 먹고 도망가는 아군의 병사들의 목을 베라는 조언을 무시하고 강감찬은 작은 목소리로 되뇌며 직접 전차를 민다. '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절대 지지 않는다. ' 그 말과 강감찬의 행동을 본 병사들은 마음을 다 잡고 모두 다시 전투에 임한다. 살아가면서 자기 확신은 정말 중요하다. 무엇인가 결정을 하고 밀어 부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스스로 되뇌어야 한다. 자기 확신이 없으면 어떤 결정도 스스로 할 수 없다. 설령 그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기 확신이 없이 매번 도망가기만 한다면 어떤 것도 이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강감찬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에서 이길 확률이 높지 않다는걸,  전쟁이 너무 비참하고 공포스럽다는걸, 하지만 이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겨야 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자기 암시를 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매번 옳은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고 도망가기만 한다면 투자뿐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은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다.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강감찬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이길까?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가 결국 그를 승리로 이끌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들이 조금 더 현명한 의사 결정을 내리게 도와준다. 그 과정들을 이해고 겪어야 한다. 


강감찬이 귀주대첩에서 대승을 한 나이가 70세이다. 당시 70세이면 바로 다음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 나이에 전쟁에 나간다는 거 자체가 그의 애민 정신을 엿보게 한다. 강감찬이 전쟁에 이기고 싶었던 이유는 후손들에게 더 이상 전쟁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이다. 마지막 회 극 중 전쟁신에서 거란족이 말을 타고 들판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 꺾이는 장면이 나온다. 다시는 이 땅에 단 한 송이 꽃이라도 꺾지 못하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 표현이고 전쟁이 끝난 시점에 들판에 꽃을 줍는 강감찬의 모습에 그 결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강감찬은 젊어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관직도 한 직을 전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종을 만나면서 그의 인생도 180도 달라진다. 현종과 강감찬은 나이를 벗어난 뜨거운 애정과 신뢰를 갖게 된다. 현종은 부모의 그리움이 컸을 것이다. 어머니는 현종을 낳자마자 죽고 아버지도 현종이 어렸을 때, 죽었다. 현종 입자에서는 강감찬이 아버지와 같은 부성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감찬도 마찬가지로 아들 뻘인 현종에게 아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또한 그 누구도 본인을 인정해 주는 군주가 없었는데 강감찬의 능력을 알아보고 인정해 주는 현명한 현종을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 강감찬이 목숨을 걸고 싸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현종과의 믿음과 신뢰관계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강감찬의 머리에 금으로 된 머리장신구를 현종이 직접 꽂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은 사료에서도 나온다. 실제로 현종이 직접 금으로 된 머리 장신구를 강감찬에게 꽂아 줬다고 한다. 아마 현종은 섬세하고 유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보인다. 대부분 과격하고 터프한 사람들은 남자들에게 머리 장신구를 직접 꽂아 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명품 칼을 선물하는 게 더 터프한 사람들에게 어울릴 것이다. 그런 유하고 현명한 사람이 왕으로 있었으니 당시 고려 시대는 태평성대를 이루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 시절에 우리나라가 KOREA라고 외국으로 많이 알려진 때라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종은 40세 나이에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다. 아마 젊었을 때 너무 고생을 해서 단명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유전적으로 근친혼이기 때문에 유전적인 질병이 있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추정할 뿐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현종이 죽은 그 해 강감찬도 84세 나이로 현종을 따라간다. 


강감찬의 인생은 정점이 없는 인생이다. 70세 때, 귀주대첩에서 대 승했으며 그 당시 84세 나이로 굉장히 오래 장수했다. 초년보다는 중년이 중년보다는 말년이 정점을 높이면서 살아온 인생이다. 아마 죽기 전 그의 삶을 돌아보고 옅은 미소를 띠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나에게도 꽤 의미 있는 드라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그 당시 고려 거란 전쟁만큼 힘든 일을 일어나지 않을 거 아닌가? 그렇다면 현종과 강감찬처럼 나 역시 그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힘든 일을 겪고 있은 분들 중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든 분들도 힘을 갖고 용기를 내서 극복해 내면 되지 않을까? 


 ' 고려가 거란을 이긴 기억은 후세에도 1,000년이 지나도 기억될 거라고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어도 반드시 이겨 낼 수 있는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 -  강감찬 대사 중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