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의 기획자는 AE(Account Executive)라 불린다. AE는 Account Executive의 약자로 본래 은행 계좌를 관리해주는 사람을 말하지만 광고업에서는 클라이언트의 광고를 전반적으로 관리해주는 사람이다.
AE들은 바쁘다. 매우 바쁘다. "Aㅏ 이것도 제가 하나요? Eㅔ 이것도 제가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AE는 많은 일을 한다.
우선 기획팀이니 당연히 기획서를 쓴다. 먼저 클라이언트의 오티를 받아 브리프를 작성하여 제작 오티를 한다. 이후 기획 방향 설정을 위해 정성/정량적인 리서치를 수행하여 해당 브랜드에 대한 문제를 진단한다.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서 앞단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프로젝트의 전체 방향을 설정한다.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여 치밀하게 논리를 쌓고 너무 좁지도 너무 애매하지도 않은 적확한 방향을 설정해서 클라이언트 및 제작팀과 공유한다.
제작팀이 제작물을 완성하면 광고 심의를 받고, 출고 및 게재되는 광고물을 검수한다. 광고 진행 상태와 소비자 반응을 데일리(daily), 위클리(weekly), 먼슬리(monthly)에 분기(quarter), 반기(half), 연간(year) 성과로 나누어 상세히 전달한다. 이때 발생하는 클라이언트와 광고 제작에 관련된 모든 영수증 처리도 AE가 한다. (월말과 연말의 AE란..)
AE는 모든 과정에서 클라이언트부터 제작팀, 매체팀, 프로덕션까지 모든 담당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그렇기에 페이퍼 작업을 쳐내면서도 쉴 새 없이 미팅과 출장을 반복한다. 특히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에 긍정적인 관계 지속을 위한 식사 및 술자리도 불사한다.
기획 팀이 한 클라이언트만 맡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실수 없이, 쉴 새 없이 수행하는 것이 광고회사의 AE라고 할 수 있다. (A부터 E까지 하는 게 아니라 A부터 Z까지 하는 셈.)
보통 회사들은 기획팀을 기준으로 매출을 산정하기에 영업 압박은 고스란히 AE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온에어 된 제작물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상대적으로 덜 받기 마련이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잡다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모두 기획의 몫이기에 광고회사의 기획으로 오래 일하면 어디서 일하든 중간은 간다고 자부하게 된다(..)
묵묵히 고단한 일을 처리하는 쉽지 않은 직무. 기획이 광고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기획도 제작을 알아야 하듯, 제작도 기획 업무 스콥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전반적인 제작 흐름에 대한 감도 생기고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기획이든 제작이든 하나의 팀으로 일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