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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닝피치 Mar 05. 2024

부산여행 1

아무 단어 시리즈 7

어린이집 졸업과 동시에 방학이 시작되었다. 5일이란 꽤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여행만큼은 실행력 넘치던 난 곧바로 숙소와 기차표를 예약했다. 그렇게 엄마와 딸의 첫 여행은 시작되었다.


우리의 일정은 2박 3일이었다. 첫날은 서울역에서 ktx를 탄 후 부산역에 도착하여 해운대역까지 지하철을 타는 코스(약 4시간 예상). 둘째 날은 바다 구경과 함께 센텀시티 돌아다니기. 마지막 날은 오전에 해변기차를 탄 후 부산역 근처 이재모피자에서 식사 후 서울역 가는 ktx 타는 것이었다. 내 기준으로 일정을 꽤 여유롭게 잡았으나 4살 아이에겐 어떨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힘들다고 걷는 걸 거부하면 어떡하지? 안아달라고 하면 이동이 불가능할 텐데. 등 아이와의 여행에서는 어른의 여행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어야 했다.


여행 날이 다가왔다. 날씨는 맑았고 공기도 선선했다. 어깨에는 배낭을, 왼손엔 보조백을, 오른손엔 아이와 손을 잡았다. 이럴 땐 팔이 2 개인게 참 아쉽다. 유아차를 놓고 가는 도보여행인지라 내심 긴장된 나와는 달리 아이는 엄마와의 여행에 잔뜩 부풀어서 통통통 뛰어올랐다. 그런 아이를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ktx를 한 후 3시간을 달려 만난 부산역. 걱정이 무색하게 아이는 잘 따라와 주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부산역 앞은 새로운 것 같으면서도 여전했고, 여전한 것 같으면서도 새로웠다.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가 7년 전이었었나. 그때는 내 옆에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 옆엔 작은 딸아이가 손을 잡고 있다. 부산역처럼 나도 새로운 것 같으면서도 여전했고, 여전한 것 같으면서도 꽤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었던 것 같다. 잠깐의 회상을 뒤로 한채 우린 카페를 찾았다. 그곳은 7년 전 내가 좋아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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