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둘, 나는 나를 기록하기로 했다.(18)

내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실패는? 그리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잊을 수 없는 실패들은 대부분 사랑에서의 실패였어요.고통스러웠지만 지나보니, 소중한 깨달음들이 있었습니다.실패라고 여겨진 이유는 다 차였기 때문에- 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 사랑들이 실패한 이유는 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기를 어느샌가 놓쳐버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방의 상황과 행동에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해가면서 정작 스스로는 자신을 잃어버리는 시간으로 변질되더라구요. 어쩌면, 내 자신의 마음을 야무지게 챙기고 나만의 시간을 가꾸는데도 노력과 정성을 들였더라면 아마도 그 사랑은 실패가 아니라 지속될 수도 있었겠지요.

그 경험들은 제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연스럽게 ‘나’ 로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줬어요. 상대방이 원하는 ‘나’ 의 모습이 결정과 판단의 주체가 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어느덧 저는 결혼 11년차가 되었고 아주 자연스러운 저로, 저는 지금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더 큰 깨달음은 내가 나로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어야만, 상대방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예요

애쓰고 수고하는 건, 사람에 대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세상 안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서가 아닐까요. 우리 서로의 마음에 들려고 너무 애쓰지 말아요. 그 애씀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 아껴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