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저는 오랜기간 한 직장에서 근무해서 만나는 사람들의 부류 혹은 회사 동료들이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아마 저는 사회생활에서 점진적이고 또 지속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제게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아니예요. 아이러니 하게도 제게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직장생활보다 더 긴 세월을 알아왔던 오랜 친구 K예요.
제 친구 K는 어릴때부터 요식업을 했었고 아주 소박하게 김밥집을 열더니 김밥집이 잘되자 갈비집을 열어 동네 맛집으로 몇년간 장사 호황을 누렸었어요. 그러던 친구가 2년전 쯤 베트남으로 훌쩍 떠났어요. 두 아이를 데리고 혼자서요. 베트남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음식을 팔겠다는 포부를 갖고말이죠. 얼마지나지 않아 K는 베트남 오피스 촌 먹자골목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으로서, 분식을 팔기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직장인들의 점심을 배달하고, 베트남 단골 손님도 생기구요. 그러던 와중, 코로나가 터지면서 문을 닫게 되었고 타지에서의 소상공인으로서 절망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노력의 끈을 놓지 않더라구요. 반조리식품을 집에서 연구하다가 만들어서 편의점에 입점시키기도 하구요, 베트남에서의 코로나가 잠잠해진 몇 달전에는 베트남 하노이 최대 먹자골목집 길가에 닭꼬치 집을 열어서 대박이 났습니다.
베트남 유투버들이 소개하는 맛집으로도, 베트남 친구들이 인증샷 올리는 곳으로도 유명해졌어요. 그러다 다시 변종 코로나가 터지면서 문을 닫게 되었지만, 제 친구는 이 와중에 배달음식할 수 있는 공간을 계약해 놓은 상황이라 배달로 다시 맛집의 명성을 이어갈 예정이랍니다. 마케팅 대가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고객과 소통방식의 유연성, 그렇지만 본질을 잃지 않는 마음과 성실하고 근면한 태도를 제 친구를 통해 배웁니다. 제 친구가 제게 멋진 롤모델인것 처럼, 저 역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으면 참 영광스러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