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年 11月
옆방 문 열리는 소리를 듣는 영하의 밤
소리의 궤적은 멀리 나아갈 생각이 없다
마음을 끊는 것은 방 안 불을 끄러 몸을 꺼내는 일보다 쉬워, 어쩌면 그는
이불조차 덮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러다 또 다시 그를 이불 속에 집어넣어 버린다 슬금 다가가 가슴께로 내 얼굴을 들이미는 장면을 상상하면,
다시 불은 꺼지고.
사람이 사람을 지나는 일은 왜 이리 힘든가
바람이 제 머리카락을 다 떨어뜨린 가을나무는 소리도 없이 다시, 바람을 지낸다
바닥 가득한 가을이
다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