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명의 작가 Nov 06. 2017

겨울-하나

겨울과 함께 믿을 수 없는 허기가 찾아왔다

그게 오직 나에게만 찾아왔더라면, 하고 손을 모아 빌어 보기도 하였지만

어쩐지 이 말조차 입김이 되어 빠르게 흩어지는 밤


이제 아이는 제 엄마를 보고 연신 웃는다

나를 봐도, 이름을 불러도, 잠투정을 하면서도, 배고파 앙앙 울면서도

우리의 흔들리는 눈동자 앞에서도

지상에서 사라져버린 빛 같은 맑은 웃음을 한다. 나 보고 같이 웃으란듯이

이상하게도 나는 그 웃음 앞에서 금세 눈물이 차올라 고갤 돌리고

연신 바쁜 고갯짓을 한다 이렇게 사랑하고, 어쩔 수 없고


혹여 이 계절의 추위가 네 코를 타고 들어갈까봐

내 손가락 한 마디를 그 작은 손으로 붙들고 있는 네 조그마함을 해칠까봐

네 엄마는 끊임없이 너를 안는다 이런 추위는 몰라도 된다고

토닥, 토닥 너의 뒷등을 매만지면서


정말 사랑하고, 정말 어쩔 수가 없다고 자꾸만 되뇌이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