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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 Dec 01. 2022

모두에게 말하면
누구도 듣지 않는다.

7일차



 누구에게 필요한 글인가요. 누가 좋아할 이야기인가요. 독자를 선택하는 건 이야기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일이에요. 독자를 상정하지 않고 쓰는 건 주인공 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예요. 독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져요. 독자가 구체화 되어야만 글에 통일성이 생겨요. 문장이 선명해지고 이야기는 생명력을 얻어요. 독자를 결정해야 책의 색깔을 결정할 수 있어요. 당신이 쓴 글을 어떤 사람이 읽기를 원하나요? 누구를 독자로 상정하고 쓸 건가요? 가족을 잃은 사람, 사랑에 빠진 사람, 미취학 아동, 육아에 지친 사람. 누구인가요. 모두에게 말하려 하면 아무도 관심 없을 이야기만 나와요. 작은 가게를 열 때도 고객층을 정하는 법이죠. 떡볶이 무한 리필 가게를 어르신들을 주고객으로 상정하지 않아요. 어린아이들에게 마라탕을 팔려고 하지 않지요. 당신의 글을 읽을 사람은 누구인가요? 누가 당신의 글에 공감할까요?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싶나요? 그 사람에게 어떤 말투로 이야기해야 할까요? 어떤 비유를 쓰는 게 나을까요? 당신은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어디로 갈 지 정해야 제대로 쓸 수 있어요. 예스 24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세요. 에세이만 해도 여성 에세이, 여행 에세이, 연애 에세이, 사랑 에세이, 예술 에세이, 음식 에세이, 일기, 편지글, 자연 에세이, 포토 에세이, 휴먼 에세이, 그림 에세이, 감성 에세이, 가족 에세이, 나이 듦에 대하여, 독서 에세이, 동물 에세이, 명상 에세이, 치유 에세이, 삶의 자세와 지혜로 분류되어 있어요. 자기 계발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처세술, 삶의 자세, 인간관계, 성공학, 경력관리, 화술, 협상, 회의 진행, 기획, 정보, 시간관리, 창조적 사고, 두뇌 계발, 여성을 위한 자기 계발, 취업, 유망직업, 성공스토리, 유학과 이민까지 다양해요.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에요. 삼행시 하나를 써도 유머인지 멜로인지 공포인지 정해야 해요. 모두에게 하는 말은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아요. 한 사람에게 말하듯 쓰세요.    


트레이너 팁) 대상을 정하고 쓰기 

 세상 모두에게 외치지 마세요. 매일 쓰되 대상을 정해놓고 쓰세요. 친구. 남편. 자식. 상상 속 인물. 자신에게 쓰는 글이라도 상관없어요. 읽을 사람을 상정하고 쓰면 메시지가 잘 드러나요. 마흔이 된 누이에게, 사춘기에 접어든 조카에게, 스물이 된 아이에게, 서른이 된 친구에게 글을 쓰세요. 편지를 쓰듯 자유롭게 쓰세요. 대화하듯 편안하게 말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퇴고 작업을 할 때 말투 통일하느라 시간을 잡아먹지 않아요. (ex -습니다. -다. 까요.) 여기서는 이런 말투. 저기서는 저런 말투를 쓰는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양하세요. 글은 누군가가 읽어주는 순간 완결되지요. 이야기는 새롭게 태어나지요. 누군가를 생각하며 써야 하는 이유예요. 읽히지 않는 책은 쓸모가 없어요. 한 사람을 생각하며 쓰세요. 나이나 성별, 상황을 특정해서 써야 해요. 소설에서 주인공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면 이야기에 몰입하기 힘들죠. 익숙한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쓴 다음 낯선 누군가가 펼쳐 볼 이야기라 생각하며 고치면 돼요. 

트레이너 팁) 라이팅 트레이닝의 목적 

 자유 주제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을 써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죠. 피아노 앞에 처음 앉은 사람에게 자신 있는 곡을 연주하라고 하면 식은땀만 나지요. 일단 뭐라도 쳐보는 거죠. 흑건 백건을 차례로 눌러보고 무슨 소리가 나는지 들어보는 거예요. 악보를 따라 쳐보고 제멋대로 연주해보는 거예요. 피아노에 익숙해지는 게 먼저이듯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예술의 전당에는 서지 못해도 자신이 원하는 곡 정도는 얼마든지 칠 수 있을 테지요. 글을 쓴다는 건 나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일이지요. 두 손으로 글을 쓰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예요. 나 자신의 청중이 되어 주세요. 삶이 노래가 될 테니까요. 


<WT>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를 제목으로 삼으세요. 프로필 사진은 언제 어디서 찍었나요. 사진을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프로필 배경사진은 무엇인가요. 프로필에 배경 음악이 있다면 노래를 걸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신은 언제나 당신을 표현하고 싶어 했어요. 항상 당신을 표현하고 있었어요. 그것을 글로 옮기기만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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