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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 Feb 26. 2019

오늘의 커피: 재즈 바에서의 여유

엘살바도르 엘 콘로달 coe 10

 오늘 마신 커피는 엘살바도르 COE 10위다. 커피는 '엠아이커피'의 원두 샘플을 통해 시킨 원두다. '엠아이커피'는 한국에서 생두 유통량이 많은 3대 회사 중 하나이다. 예전에 카페를 운영하며 '엠아이커피'에서 생두를 몇 번 시킨적이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사이트에 방문해보니, 원두 샘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엘살바도르 엘 콘로달'을 주문했다.

원두 샘플은 귀여운 팩에 100g이 담겨온다.

 원두는 주문하고 2일 후에 나의 품으로 왔다. 아로마 벨브를 통해 전해지는 향기가 너무 향긋했다. 꽃 밭에 누워있는 듯한 향기였다. coe를 바로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내려먹을 틈만 노리다가 배송받고 약 일주일 정도 지나서 내려먹게 되었다.


잠깐 여담으로 빠지자면, 내가 커피에 대해 무지할 때 우연히 먹은 엘살바도르 원두에 빠졌었다. 그 때 당시 느꼈던 부드러운 텍스쳐와 맛, 달달한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지 원두로 선정되었다. 그래서 내가 사용하는 닉네임 '도르'는 엘살바도르의 뒷글자 두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 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어하며 웃더라...

 지금도 엘살바도르 원두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좋아한다고 답한다. 지금 생각 했을 때 내가 빠졌던 엘살바도르의 매력은 초콜릿같은 늬앙스와 단맛에 빠졌던 것 같다. 아마 그 때 내가 먹은 엘살바도르는 '스페셜 티'가 아닌 '커머셜' 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흔히 먹는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 비해 특별한 산지였던 건 틀림없다.




출처: 엠아이커피

 내가 이 원두를 산 이유는 총 3가지가 있다.


1. 내가 좋아하는 엘살바도르 산지에 파카마라 품종이였다. 나는 엘살바도르에서 나오는 파카마라 품종을 좋아한다. 이 지역의 품종만이 가지고 있는 '박하'같이 화하고 톡톡쏘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다. 다른 산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캐릭터를 너무 좋아한다.


2. 허니 프로세싱 때문이다. 나는 다른 프로세싱에 비해 허니 프로세싱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츄럴 장점과 워시드의 장점이 한 곳에 합쳐진 게 좋다. 나쁘게 말하면 둘의 캐릭터가 애매하게 합쳐졌다고 말 할 수 있지만, 나는 그 둘의 단점이 보완된 좋은 프로세싱이라고 생각한다.


3. 당연 마지막 이유는 COE에서 수상한 원두이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좋은 커피를 내가 직접 구입해야만 먹어볼 수 있다. 꽤 오랫동안 COE를 안 먹어본 탓에 요즘 수상한 커피는 맛이 어떨까하며 궁금했다.


  COE(Cup of Excellence)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엘살바도르 원두다. 원두도 크고 꺼무튀튀해서 잘 못하면 바...퀴 처럼 보이는 것 같다.

원두 추출


원두 약 25g


물 약 92도


추출양 약 350ml


추출시간 약 3분


추출은 4번에 걸쳐서 나눠서 추출했다.


주로 느껴지는 커피의 향미는


오렌지, 청사과, 카라멜, 밀크 초콜릿, 홍차


 아무 커피나 COE를 받을 수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중남미에서 10위 안에 든 커피여서 그런지 일단 화려했다. 위의 향미 외에도 장미, 마카다미아, 아몬드 분말, 복숭아, 스파클링 등을 느꼈다. 확실히 달고 화사한 커피였다. 에티오피아는 열정적이고 관능적인 화사함이라면 중남미에서 오는 커피의 화사함은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화사함으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아프리카 산지들이 포텐셜을 더 가지고 있지만, 중남미가 더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조용하고 어두운 재즈바, 은은하게 비추는 전체적 조명은 어두운 파란색이다.  그 안에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단 한명이 있다. 핀 조명으로 그 사람만을 비추고 있다. 너무 화려하지 않은 잔잔한 재즈가 흘러나오는 곳. 그 곳에서 다리를 꼬아 혼자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잔잔함 속에서 오는 화려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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