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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Feb 18. 2023

춘심이 에미 애비같은 봄 밤

춘심이는 봄에 생긴겨

막내 소짜가 아트를 배우는 선생님 집은

오래된 미국 풍경이 펼쳐지는 작은 골목길에

드문드문 집들이 더 드문 인적과 함께 숨어 있고

너무도 널찍하여 아무렇게나 내비 둔 숲 속에 있다.


밤이고,

안개마저 주저앉은 저 집은

올빼미가 사는 아름드리나무가 있고,

몇 마리 인지도 모르는 고양이들이 오갈 때

집 밖에 매단 외등이 무대 위로 등장한 고양이들마다

조명 비추듯이 켜졌다가 말았다가 한다.


비긴어게인의 Lonely Night을 들으며,

소짜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봄 같고,

청춘 같은 밤이

연심 품은 남자가 내뿜는 숨처럼 비릿하게 내려앉자,

나는 순간 비틀했고,

취한 마음들이 갈퀴를 휘날리며 나댔고,

평정 잃은 그 잡채로 사랑 같고, 슬픔 같았다.


이윽고, 소짜가 조명을 뒤로 심드렁 등장하여,

차에 털썩 타면서, 늘 하던 대로 배고프다며,

내게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오지 했는데..

나는 안물안궁 어디에도 굴하지 않는 춘심 하나로,

그 어둑 컴컴 심란한 길을 냅다 드라이브로 내달리며,

분위기가 죽인다며 홍홍홍 하였다.

#모든 사랑은 짝사랑이다

#그리하여

#모든 사랑은 이해받지 못하지

#봄밤

#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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