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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벌 김화숙 Jan 29. 2021

간암 절제 수술 1주년 몸 관찰 일기

몸을 따라 가느라 나는 늘 지질했다


3주 단식과 3주 보호식 후, 2015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새로운 계절이었다. 규칙을 따르는 단식과 보호식은 쉬웠는지도 모른다. 그 후의 일상은 날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몸은 급격히 리세팅 중인데 나는 미쳐 그 내막을 다 알지 못했다. 가 본 적 없는 길, 나는 날마다 허둥댔다. 나도 내 몸과 맘이 날마다 낯설었다. 


(주의! 절대 고상한 이야기 아님! 온통 먹고 싸며 사소한 걸로 전전긍긍하는 일기다. 간암 절제 수술 1주년, 나는 한없이 지질했다. 내 안에서 깨어나 나를 치료하고 있었을 100명의 의사에게 미안하다. )




2015년 5월 27일(수) 3주 단식 3주 보호식 끝난 후 한 달.

아침 변 안 본 상태 44.5kg

매일 아침 규칙적이던 배변이 오늘은 11시가 된 현재까지 아직이다. 어제 좀 설치고 다니면서 몸이 스트레스받았나? 매일의 생활이 똥에서 시작해서 똥 고민으로 끝난다.


6월 4일 (목)

며칠간 비정상적이던 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걸까. 아침에 상태 좋은 바나나 누고 점심 직후 또 한 번. 속이 많이 가벼워졌다. 복부가 딱딱하고 가스 차던 게 거의 편해졌다. 많이 먹으면 절대 안 좋다. 또 하나는 수면의 질 같다. 고3 막둥이 오는 거 보고 수다 떨다 자정 넘기기 예사. 잠 놓치면 2~3시에 잠든 날도 있었다. 어젯밤 작정하고 10시 잠자리에 들었다. 기본적이고 사소한 것 지키는 게 어렵다. 왕도? 없다!


6월 10일(수)

"우리는 병에 책임이 없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 크리스티안 노스럽

<치유 혁명>, 리사 랭킨, 식단, 영성, 사랑, 행복, 억제된 감정 풀기, 허브, 직관, 스스로 치유 믿음, 협력자.

중요한 개념과 좋은 책들이 계속 이어진다.

점심 이후부터 저녁 후까지 여전히 복부 가스. 잠자면 가라앉음. 딸도 같은 증상인 게 신기. 단식과 채식에 따른 명현반응? 몸이 스스로 자리 잡아가는 것에 대한 대범한 믿음과 기다림 부족했다. 명현이다!


6월 11일(목)

복부 적취(배꼽 주위에 딱딱하게 뭉친 느낌)와 가스 때문에 채식과 1일 2식에 대한 두려움 엄습. 잘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뭔가 잘못되고 있는가 생각될 때, 나는 소심하고 우울질이다. 그러나 20대 딸도 같은 증상인 걸 보면 이건 암 문제가 아니라 단식 후 채식 생활로 나타나는 명현반응 같다. 역시 둘이 함께라서 감사. 내 몸의 자연치유력을 믿는 믿음. 내 몸을 지으시고 돌보시는 이에 대한 믿음 필요하다. 자가 치유 자연치유란 게 이런 식으로 두려움과 모험과 고민을 끼고 스스로 찾으며 넘어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중요한 발견. 감사합니다!


6월 19일(금)

작은 바나나 똥. <더러운 장이 병을 만든다>, 버나드 젠센. 좋은 책 중요한 정보 확인했다.

"식사 후 24시간 이내에 그 찌꺼기를 배설해야 한다."-존 하베이 케록 박사. '고창' 확인 감사. 중요!

고창: 장 내에 가스가 가득 찬 상태. 장 내 환경 안 좋고 변비, 숙변 등이 있던 장에는 자연식, 섬유질, 물 등 좋은 식사 하면 오히려 더 가스 차고 헛배 부름이 3-6개월 지속될 수 있음. 더러운 지하실에서 비질을 자주 하는 것과 같음. 두껍게 쌓인 먼지 쓸면 쓸수록 공중에 날아오르는 먼지 많다. 그게 복부 가스다. '고창'은 식사 변화에 따른 몸의 명현반응이다. 


6월 26일(금) 3주 단식 3주 보호식 후 2달

한 주 또는 열흘 정도 간격으로 똥이 원활하지 않다. 특별히 어디 나쁜 건 모르겠는데 아침에 시원하게 변을 못 본 하루는 아무리 대범해지려 해도 신경 쓰인다. 저녁 식사 후에야 좀 적다 싶은 바나나 똥 눔.


7월 2일(목) 암 수술 후 1년.

아침 큰 바나나 황금똥. 역대 최고 아름다운!

수술 1주년, 또 하나의 생일이다. 감사와 기쁨의 하루. 지금의 몸 상태로 보면 굳이 사표 낼 필요 있었나 싶을 정도. 단식으로 살이 빠져 좀 없어 보이나 몸은 가볍고 소화 입맛 황금똥. 최고 좋은 상태. 권 소장님 립서비스. "언제라도 와 주신다면 환영입니다. 누굴 뽑은들 국장님 같은 사람 찾을 수 있겠나 싶어요."


7월 12일(일)

식사량 살짝만 줄여도 가스 정도 좋아지는 거 같다. 결국 절제와 소식만이 살 길이다. 너무 다양한 채식도 가스 유발하는 거 알겠다. 단순하게, 소식하자.


7월 13일(월) 3주 단식 시작한 날로부터 3개월.

아침 바나나 변. 색깔이 거의 황금색. 아름답도다!


<단식 3개월을 넘기며>

1. 천천히 씹어먹는 1시간 식사, 음식 본래의 맛을 즐기는 기쁨, 식사의 여유와 평화를 누리니 감사합니다.

2. 소식 훈련. 위장의 60%만 채우는 절제 훈련하니 감사합니다(사실은 자주 실패함).

3. 매일 아침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으로 오전 3시간 충만하게 보내니 감사합니다.

4. 가스차는 장을 잘 알고 다스리며, 몸과 긴밀한 소통 배우니 감사합니다.

5. 황금 바나나 똥 감사. 똥의 소중함, 단식과 채식 지나며 거칠고 불규칙적이던 똥이 변해가니 감사합니다.

6. 딸이 동무되니 감사. 매일 운동과 먹는 것에서 신실함과 절제, 즐겁게 웃고 떠드니 감사합니다.

7. 동의 부항 구입하고 매일 몸에 실시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8. 몸의 자연치유력, 채식, 혈액, 근육, 소화, 독소 배출의 중요성. 단백질 지방 칼슘 신화 극복 감사합니다.

9. 엄마의 치병 중에 세 아이들이 스스로 제 갈 길 잘 가고 자기 삶 살아가니 감사합니다.

10. 남편에게 매일 육체노동할 힘과 건강, 주일 섬길 힘과 은혜 주심 감사합니다.

11. 인생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고 즐거운 것을 나날이 실감하며 살게 되니 감사합니다.

12.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이 곧 삶이라는 진리를 배우니 감사합니다.

13. 내 힘에 부치고 할 수 없는 일은 빨리 판단하고 내려놓기, 가볍고 즐거운 하루 감사합니다.

14. 웃으며 즐겁게 사는 일상생활 배우니 감사 또 감사합니다.


7월 23일(목)

44.5kg, 바나나 똥 크고 아름답다.

목덜미 어깨 통증과 오후 피로감 때문에 근육운동 쉼. 부항 쉼. 동네 산에만 다녀오고 스트레칭함. 소화와 대변 모두 좋은데 피로감이 신경 거슬린다. 낮 동안, 점심 식후, 가사노동 후, 쓰러질 듯한 피로감 엄습. 일단 누워서 쉬어주는 수밖에. 죽은 듯 잠들지도 않음. 누워 책 읽으며 두어 시간 보냄.


8월 4일(화)

복부 가스는 확실히 좋아졌으나 대변이 더러 건너뛰는 날 있고 굵기나 상태가 일정하지 않은 듯. 밥맛 너무나 좋고 먹은 후 속 편하고, 방귀 냄새 없다. 감사 또 감사. 똥이야 한 번씩 건너뛸 수 있으려니 단식 후 6개월은 지나야 몸이 자리 잡는다고 하지 않던가. 


8월 6일(목)

안산 시외버스터미널 13시 20분 출발. 서울에서 택시. 오후 3시 예약돼 있었으나 4시 돼서 차례가 옴. 진단서에 진단 일자 추가해서 발급. 외래 13,800원. 진단서 10,000원. 팩스로 구비서류 상록수보건소 건강증진계로 보내고 확인. 3주 정도 후 작년 암 치료비 중 본인부담 60만 원 정도 환급된단다. 올해 치료비도 지원되니 영수증 모아 오라고. 자연치유에 든 돈은? 식이요법, 효소단식, 요양시설 이용, 여러 부대경비는 전혀 환급대상 안 되고 오직 병원 치료비와 약값만 된다. 이게 바로 비합리적인 의료체계로다.


8월 15일(토)

수리산 등산로 안양 쪽이 내려다보이는 쪽으로 수암봉 방향으로 오르다 슬기봉으로 올랐다. 임도 5 거리로 내려와서 임도 다시 걷다가 주차장으로. 2시간 반. 다리 근육이 많이 강해지고 체력도 강해진 걸 느낀다. 땀 흘리며 가파른 등산로 오르나 힘든 느낌 잘 모름. 호흡 고르게. 기분 좋게. 아침에 집에서 감식초와 쇠비름 효소 물 600cc 마셨고 산 오르다 9시 좀 넘어 해독주스 싸온 것 500cc 정도 마심. 집에 돌아와 점심 먹음. 남편 왈, "당신 체력 확실히 좋아졌네. 동네 산 무시 못 하겠어.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엄청난 거네."


8월 26일(수) 단식 보호식 후 4개월

44.9kg, 황금 바나나 큰 거. 큰 똥 양 많고 시원하고 색깔 좋고 상태 좋고. 감사 감사합니다. 소화 잘 되고 속 편하고. 배도 말랑말랑 몸 가볍고. 체력 점점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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