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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비 Nov 20. 2023

꾸준히 해내는 힘, '루틴'

주체적인 삶에서 발견한 '무기력' 일기

 자기 확신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믿고 삽니다. 그러다 무기력에 빠진 나를 마주했습니다. 그렇게 일상에 색이 빠져 '회색'이 되었습니다. 이유를 고민하다가 밖으로 어떤 틈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모습, 즉 '육면체'가 되고 싶은 나를 마주했습니다. 그렇게 '회색 육면체'를 '나다운 색을 가진 매력적인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단지 더 행복한 내일을 꿈꾸는 과정이라 믿습니다.



 오늘은 너무 바라지만 항상 실패하는 '꾸준히'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나는 '꾸준히'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오랫동안 '루틴'을 만드는 건 고민거리였다. 2018년 겨울, '일상의 고리(부제: 일상에 지속성과 안정감을 부여하는 루틴)'이라는 워크숍을 만들었을 정도다. 고민을 담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는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삶에 루틴은 자리잡지 못했다.


 열심히 루틴을 지켜가다가 집중해야 할 일이 생기면 다 집어던지고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일상을 방치하고 지내다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한숨부터 나왔다. 일상을 챙기며 건강하게 일하고 성취할 수는 없을까? 루틴을 망치는 주범은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회색 육면체'다. 루틴에 틈이 생기면 다시 시작하면 되는데 포기해 버린다. 루틴을 포기해 버린 나를 마주하면 무기력해지고, 무기력하니 또 다른 루틴을 포기해 버린다. 그렇게 포기할 수 없는 일만 남게 된다. 지금은 완벽하고 싶은 나를 인정하고 결점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으니 다시 루틴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2018년에 내가 진행했던 일상의 고리 워크숍 워크지 표지

2018년 일상의 고리 워크숍을 기획하며 워크지에 내가 쓴 글을 조금 정리하여 다시 적어본다.

 주체적인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무기력'을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무기력'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어 한다.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계획을 지키고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어렵다. 목표를 잘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여 좌절할 필요 없다. 단지 어떠한 이유로 그 일을 감당할 힘을 잃어버린 것뿐이다.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먼저 삶을 감당할 힘을 기르고 채워야 한다. 루틴은 일상에 지속성과 안정감을 부여하여 살아갈 힘을 채워줄 수 있다. 

 일상에서 무기력을 경계하는 좋은 방법은 '루틴'이다. 루틴은 일상을 단단하게 한다. 단단한 일상은 삶을 온전히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크고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 한잔을 마시고, 식사 후 다음 식사를 준비하는 설거지 등 스스로를 위한 여유를 만들고 다음 일상을 준비하고, 재미 혹은 성장을 위해 책을 읽는다. 일상을 유지하고 나다울 수 있는 반복되는 실천은 일상에 지속성과 안정감을 부여한다.

사진: Unsplash의 Karsten Winegeart
루틴이란 무엇일까? 루틴은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이다. 딱히 하고 싶지만 해야만 하는 지루하고 반복적일 일을 표현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루틴은 '최적화된, 흔하지 않은, 오랜 시행착오로 발견한, 최고의'와 같은 긍정적인 형용사와 자주 사용된다. 즉, 루틴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표현하는 단어이지만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최적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매번 의미 없는 반복이 아니라 반복 속에 작은 의미를 발견하고 고민하고 행동하여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는 삶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루틴을 개선하는 과정은 일상에 꼭 필요한 부분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인다.

   루틴이 일상에 지속성을 부여하는 방법은 '최적화'이다. 단순히 반복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나에게 맞게 여러 시행착오로 최적화한다. 단순히 반복하는 게 아니라 작은 의미를 발견하고 일상에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는 일상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행하는 루틴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최상의 샷을 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매 순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했다. 루틴은 심리적 안정감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루틴은 불확실한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불안함의 사막에서 루틴은 심리적인 안정감과 평정심을 부여하는 오아시스가 되어 줄 것이다.

  또 루틴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타이거 우즈뿐만 아니라 많은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동작이나 절차를 통해 안정감을 얻는다. 루틴을 수행한다고 운동 수행 능력이 증가하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일상 속 루틴도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분명한 안정감을 준다.

사진: Unsplash의 Steven Shircliff

 나는 과연 일상을 단단하게 하는 루틴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갈 때 불안과 무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고 싶다. 꾸준히 해내는 힘을 찬찬히 길러보자. 완벽할 필요 없고, 실패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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